이스라엘 남성 약 3분의 1이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의 우승을 기원한다는 여론조사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여론 조사 기관 다하프와 함께 지난 4일 성인 5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번 월드컵에서 어느 축구 대표팀이 우승하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남성 응답자의 30.5%가 독일이 우승하길 바란다고 답해 31.1%를 얻은 네덜란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수백만명의 유대인이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이 저지른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에 의해 희생됐음에도 독일 팀이 비교적 높은 지지를 얻은 것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스포츠와 이미 흘러간 역사의 한 부분인 홀로코스트는 별개로 봐야 한다는 주장과 수많은 유대인의 목숨을 앗아간 독일의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는 것은 수치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는 것.

독일을 응원한다는 벤구리온 대학의 의대생 아리엘 멜라무드는 “1947년생인 나의 삼촌의 경우 축구경기라 할지라도 독일을 응원할 리 만무하다”며 “이처럼 홀로코스트와 관련된 것은 민감한 것이 사실이지만 상기해야 할 점은 단지 축구는 축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아픈 역사가 축구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 영토 내에 거주하는 아랍인들도 독일 대표팀을 많이 응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제브 볼프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용서하지 말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서 “독일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이스라엘에 있다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독일을 응원하는 이런 수치를 보려고 우리가 그 험난한 역경을 이겨낸 것이 아니다”라며 “어디 응원할 나라가 없어 독일을 응원하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