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의 환자 쏠림`을 막기 위해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의 진료비 본인부담률을 인상하고 일반 종합병원 진찰료(초진비)를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 방안이 본격 시행되면 감기 등 가벼운 질환자의 대형병원 몰림 현상 해소는 물론 의원급으로의 환자유입으로 개인병원 운영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소아과 진료 등을 위주로 한 일부 중소병원의 타격은 불가피 할 전망이다.

◇병원비 본인부담 이렇게 달라진다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의 본인부담률을 현행 60%에서 70~80% 인상하고 일반 종합병원의 진찰료를 본인부담 항목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방안이 시행되면 상급종합병원 환자는 초진비 전액에 진료비(처치료, 검사비)의 70~80%를, 일반 종합병원 환자는 초진비 전액에 진료비 40~50%를 각각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현재는 상급종합병원에서만 초진비 1만6천450만원 전액을 환자 본인이 부담하고 있으며 나머지 의원급(1만2천280원)과 병원급(1만3천430원), 종합병원급은 병원 형태별로 진찰료의 30~50%만 환자가 내고 있다.

◇종합병원 환자 쏠림 개선 기대

무엇보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그동안 문제가 됐던 종합병원의 환자 몰림 현상이 해소됨으로써 환자 대기시간 축소 및 의료서비스 강화 등 각 의료기관의 내부 시스템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상급 및 종합병원과 개인병원 간 병원비 부담 격차가 크게 벌어져 그동안 감기 등 경미한 증상에도 불구하고 종합병원 진료를 고집해 온 일부 `종합병원 마니아`들의 개인병원 유입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근 동네병원이 겪고 있는 고질적인 경영난 탈피가 어느 정도 기대된다.

◇일부 중소병원 타격 불가피

보건복지부의 이 같은 추진안이 알려지면서 지역 의료계는 대부분이 긍정적 의견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뒷따르고 있다.

병원 전체 운영에 있어 수술비중이 낮은 입원 환자 위주의 일부 중소병원은 동네병원으로의 환자유출로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것.

포항세명기독병원 한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의 이번 추진안은 종합병원의 환자 몰림을 해소하는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며 “그러나 수술비중이 낮은 일부 중소병원은 환자유출에 따른 경영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살의 딸을 둔 주부 김현정(31·포항시 북구)씨는 “그동안 아이가 감기만 걸려도 곧장 종합병원으로 달려갔다”면서 “만약 종합병원의 환자 비용 부담이 커진다면 증상이 경미할 경우 개인병원을 우선 이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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