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중독` 회복중 의회 찾아
5대의회 마지막 만찬 참석

최영만<사진> 포항시의회 의장이 68일만에 의장실을 다시 찾았다. 지난번 복중독에서 아직 완전 회복되지 않아 수도권에 머물고 있는 그로서는 쉽지 않은 장거리 여행인데도 그는 포항행을 선택했다.

최 의장의 이 같은 결심에는 28일 저녁 5대의회 의원으로서의 마지막 만찬모임이 계기가 됐다. 그러나 내친 걸음 최 의장은 임기가 3일밖에 남지 않은 5대의회 의장의 자격으로 다시 의장실을 찾았다. 기초의회 의원으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생각에서다.

최 의장은 남자의 가장 전성기라 할수 있는 40~50대를 의회에서 보냈다. 인생의 3분의1에 가까운 시기를 기초의회 의원으로 지낸 것이다.

28일 오전 의장실을 다시 찾은 최 의장은 그동안의 일들로 인해서인지 회한으로 가득찬 듯 했다. 만감이 교차한 듯 최 의장의 야윈 얼굴에서는 큰 아쉬움이 묻어났다. 최 의장은 일일이 그동안 고생한 직원들을 모두 챙겼다. 아픈 몸이지만 포항에 내려오니 만날 사람도 많은 모양이었다. 쉴새없이 걸려오는 전화와 일반인들 가운데도 의장을 직접 찾아와 쾌유를 빌어주고 가기도 했다.

최 의장이 의장실을 찾자 의장실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 듯 했다. 환자의 모습을 벗어나진 못했지만 최 의장의 독특한 화술은 여전했다. 의장실에서 만난 최 의장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인은 물론 포항시민에게 감사함과 미안함을 함께 표했다.

최 의장은 의장실을 나와 의회 브리핑룸을 찾았다. 기자들에게 반갑게 인사한 뒤 특유의 어투로 포항시민에게 제안까지 했다. 포항의 의료실정을 얘기하며 첨단도시답게 대형병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물론 자신을 치료한 포항의 의료진에 대한 감사는 빼놓지 않았다. 입원했을 당시 기본적인 치료를 잘 해줬기 때문에 이정도가 될수 있었다며 오후에는 치료해준 병원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형병원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했다. 서울 병원에 입원해 있을 당시 의사들의 말을 빌렸다.

최 의장은 “의사들은 포항이 무슨 산업도시 등이라고 자랑하지만 마산 등에 비해 의료시설은 많이 부족하다고 얘기했다”며 “앞으로 의료산업이 먹여살리는 시대가 온다고 한다, 문제가 있다면 풀어서라도(포항시에) 의료기반시설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리핑룸을 떠나는 최 의장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였다. 그래도 브리핑룸에서는 시종일관 서서 얘기했다. 앉으라는 주위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서 있었다. 포항말로 최의장의 `깡`이 발동된 것이다. 이번 포항방문도 그런 연유에서 계획되고 실행에 옮겨졌다. 최 의장은 저녁 6시30분 5대 의회 마지막 만찬을 끝으로 다시 서울로 올라가 치료를 계속한다.

/이준택기자 jt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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