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때마다 꼭이

왼 신은 오른발에 신고

오른 신은 왼발에 신는데

그러나 무슨 상관이람

애초에 무슨 상관이람

왼 신을 오른발에 신고

오른 신을 왼 발에 신고

희옥이는 저 혼자서 신나게 놀다가

신발은 저만치 내팽개친 채

법당 앞 마룻바닥에서 곤히 잠들었다

....( 시의 일부분 인용)

`세상에 새로 온 꽃`(2004)

`순진무분별`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잔잔히 미소를 자아내게 하는 작품이다. 순진무구한 어린 아이의 행동과 표정을 통해 자연적 존재로서의 인간 본연의 원형을 묘사하고 있다. 어린이야말로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고, 가장 우주적 순리에 순응하는 존재다. 이 시에는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생명의 리듬이 깊이 깔려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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