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저편에 너를 세워두고

혼자 가는 길

자꾸만 발이 저리다

잡목 숲 고요한 능선 아래 조그만 마을

거기 성급한 초저녁 별들 뛰어내리다 마는지

어느 창백한 손길이 들창을 여닫는지, 아득히

창호지 구겨지는 소리

그 끝을 따라간다

........(시의 일부분 인용).........

`탁자 위의 사막`(2004)

내 마음 저 편에 너를 세워두고 혼자 가는 길은 아픔을 씹으며 가는 길이다. 쉬 버릴 수 없는, 버려지지도 않는 너와의 시간을 가슴 깊이 쓸어안고 홀로 가는 시적화자의 심정은 차라리 평온한 것인지 모른다. 잡목 숲 고요한 능선 아래 조그만 마을에 내리는 초 저녁별들에게서, 가만히 불어오는 바람에서 삶을 깊이 끌어안는 시인의 마음이 참 맑고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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