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탄환을 피해 돌무지기로 몸을 던지다
적 탄환을 피해 돌무지기로 몸을 던지다
  • 슈퍼관리자
  • 등록일 2010.06.23 22:01
  • 게재일 201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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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팍 높이의 논두렁이 앞을 가로막자 난사되는 적의 경 기관총탄이 논두렁 벽에 박힌다. M-1소총 3자루를 어께에 둘러멘 무거운 몸이지만 죽음 앞에 다다른 급박한 상황에서 중국 소림사에서 무술을 연마한 도인처럼 욱하고 힘을 모아 단숨에 논두렁 벽을 뛰어올라 앞으로 내달린다. 연달아 발사되는 적 기관총은 돌무지를 파헤치고 바람을 헤치며, 다리·어깨·목 사이로 쉭쉭 날아드니 숨쉴 겨를도 없이 돌무지 앞으로 다이빙하듯 몸을 날려 쓰러졌는데도 적 탄환은 돌에 박혀 튀긴다. 순간적으로 벌떡 일어서서 달리다 돌 도랑에 냅다 몸을 날렸는데, 돌 고랑창에 모로 처박혔다.

뼈가 부러졌는지, 아픈지, 어찌되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잠시 후 정신을 차려 눈을 떠서 두리번거리니 깊은 도랑이라 들판은 보이지 않고 부러진 다래나무 가지에 달려있는 다래 3개가 보여 손을 뻗어 다래를 따 입에 넣으니 그 맛 천하제일이라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몸을 가다듬고 도랑으로 걸어 가다가 중대 철수지 중간지점에서 기다리던 소대원들과 중대장이 나를 보고 달려들며 반긴다.

박시철 중대장은 “이 하사관 살아서 돌아오는구먼, 어찌나 속이 타는지 안타까워 걱정 많이 하였네. 위급한 상황을 뚫고 급박하게 철수하는 장면을 손에 땀을 움켜쥐고 멀리서 하나하나 바라보니 애간장은 타들어 가고 연속으로 발사되는 적의 총소리와 동시에 달리다 앞으로 푹 쓰러지는 순간, 긴장된 심장이 멎어버려 가슴을 두들기며 얼마나 낙담했는지 아나?` 한다.

소대원들도 “이 중사님이 돌무지 논으로 질주하다가 적 기관총 발사소리가 극에 달하는 순간, 돌 더미에 거꾸로 굴러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다정다감하게 사랑하여 주시든 우리 하사관님 다시는 볼 수 없게 되는구나!` 하고 모두 탄식하고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한다.

반가워하는 대원들과 일일이 손을 움켜쥔다. 목이 말라 수통에 손을 갖다대니 가볍다. 나의 손놀림을 지켜보던 향도 최하사가 깜짝 놀란 듯 `수통이 왜 이렇게 됐지요` 하고 소리치니 중대장과 대원들 시선이 수통으로 집중된다.

수통은 적 탄환에 관통된 구멍이 3개로 험한 모양이고 최하사가 나의 바지가랑이를 훑어보다가 `어찌 이럴 수가` 한다. 탄환이 관통된 구멍이 6개다. 몸에 바로 관통된 것은 아니지만 기적이다. 나도 모르게 `어머님 고맙습니다`하고 합장 배례했다.

중대장은 `누가 이 하사관에게 도움을 주는지 몰라도 몸에 철판을 두른 신의 사나이다` 하며 감탄을 한다. 나는 영감으로 어머님의 영적 도움을 받고 있음을 직감한다.

내가 이끄는 1조대원은 전날 공격했던 능선을 우회해 매우 빠르게 총소리 한번 내지 않고 8부 능선까지 올라와 차폐하는데 성공했다. 소대장과 내가 전투가능 대원 70명을 2개조로 나눈 뒤, 문 소대장과 내가 이끌어 고지 하단에 도착하니 먼동이 튼다. 건빵과 C-레이션, 찹쌀미수가루로 공복을 채운다.

내가 이끄는 1조대원은 전날 공격했던 능선을 우회하여 매우 빠르게 총소리 한번 내지 않고 8부 능선까지 올라와 차폐하는데 성공했다.

소대장이 이끄는 2조대원은 능선하단 적전초지를 기습하여 적을 사살하고 30분 내 8부 능선에서 합류하기로 되어 있어 고지에 있는 적진지를 면밀히 관찰하고 제일 먼저 장악해야할 돌격목표지점 선정 등을 구상하며 소대장이 무사히 도달하기를 마음조려고 있는데, 소대장과 2조대원이 도착하여 적전초지를 당찬 기백으로 초전박살 내었음을 자랑한다 수신호를 하며 앞으로 돌진하니 시야에 들어온 적 보초병 한명이 사라지는 틈을 이용, 신속하게 적진에 뛰어 들어가니 보초병이 총을 발사하며 고함을 지른다. 여러 곳의 참호 속에서 눈을 부비며 뛰쳐나온 적들과 총격전에 이어 백병전이 펼쳐진다. 대원들은 총검으로 찌르고 발로 걷어차고 머리로 박고 좌충우돌, 총소리, 수류탄 폭음, 비명소리, 고함소리 아비규환으로 일대장관을 이룬다.

총대를 가로잡고 적과 발로 차며, 씨름하다 적에게 깔리는 대원이 보여 총 개머리판으로 적 머리통을 내갈겨 후리치니 머리통이 박살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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