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역서 2개비 발견 최초 사례
포항, `신라문화 요람` 연구 계기

시승격 60주년이었던 지난해 5월 흥해 주민 김헌도 씨에 의해 국보급의 문화재 `포항 중성리신라비`가 도로공사 현장에서 발견됐다.

이 비는 냉수리신라비(국보 264호)처럼 `지역에서 분쟁이 생겨 중앙에서 귀족들이 현장을 방문해 이를 해결한 후 다시 분쟁이 있을 경우 중죄에 처한다는 내용`이 담긴 포고문이다. 제작시기는 대략 냉수리비와 비슷한 6세기 초 무렵으로 추정됐다.

이튿날 경북매일신문에 이 사실이 보도되자 포항의 향토사학자와 시 관계자는 물론 한국고대사학회와 문화재청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포항 중성리신라비 관련 학술발표회가 연이어 개최됐다.

5월25일 포항문화원에서 이문기 교수(경북대)의 논문이 발표됨으로써 중성리신라비 관련 논문은 모두 18편이 됐다. 오는 10월께도 5~6편의 논문이 나올 예정이어서 최근 포항고대사에 대한 연구가 비상한 관심과 주목을 받으며 진행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한 지역에서 2기의 비석이 발견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한마디로 두 비가 세워진 포항의 흥해·신광지역은 신라 왕경사회의 정치·경제·군사적 요충지, 즉 왕경 6부 등의 귀족세력을 유지케하는 수취제의 직할지와 배후지로서 국가운영의 기반이 되었던 곳이란 의미다.

특히, 고대의 흥해가 주위 6현을 관할했다는 문헌사료와 근래 발굴된 흥해지역의 고고학 자료를 통해서도 그러한 사실을 밝힐 수 있다. 중성리 신라비의 발견으로 포항은 고대 신라문화의 요람으로 발돋움하게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다시 한번 개척·화합의 포항정신(일월정신)의 잠재력을 환동해 국립박물관(가칭) 유치로 승화할 때이다.

중성리비를 비롯한 타지역에 보관된 포항의 귀중한 문화재를 본고장에서 보존토록 해 경제와 문화가 어울어진 21세기 선진 해양역사문화관광도시 창출에 지혜와 능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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