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이따금 찾아가네

광주의 서쪽

지금은 없어진 주월동 억새밭

너하고 앉아

송정리 쪽

핏빛노을 바라보던 곳

마음이 이따금 따라가네

선운사 외진골짝

떡갈나무 잎이 두 자나 쌓인 곳

뉘엿뉘엿 땅거미

지는 줄 모르고

둘이서 묻혀있던 곳

`자몽의 추억`(2005)

살다보면 마음이 끝없이 이끌리어가는 곳이 있다. 거기에는 평화와 기쁨과 사랑이 있는 곳이리라. 아니 거기에는 감동과 눈물과 애절함이 있는 곳인지 모른다. 망연히 핏빛 노을을 바라보던 곳에서 선운사 외진 골짝 떡갈나무 잎들이 쌓인 곳에서 애절한 추억을 쌓았던 시인은 너를, 그대를 가만히 불러보며 그리워하고 있다. 참 정겨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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