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냇가에 앉아

물결 하나 접어

그대에게 편지를 쓰네

냇물 속에는

글자처럼 몰려다니는

은빛 송사리 떼

머릿속에는

송사리 떼처럼 몰려다니는

그대 생각

물결 하나 접어

그대에게

짧은 편지를 쓰네

`산복도로에 쪽배가 떴다`(2005)

물결 위에 편지를 쓰는 시인의 마음이 참 곱고 정겹다. 눈빛으로 마음으로 써서 띄워보내는 편지라 할지라도 연필로, 잉크로, 혹은 먹으로 쓴 편지 못지않게 절절하고 진실된 마음이 담긴 것은 아닐까. 곱고 아름다운 시심이 은물결처럼 반짝이는 작품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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