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중앙상가에 중국인 관광객 900여명 `우르르`

15일 오전 10시 포항중앙상가.

이른 시간이었지만 중앙상가는 분주했다. 로드숍들이 밀집한 중앙상가는 보통 10시를 전후해 가게문을 열지만, 이날만큼은 10곳 중 7~8곳이 문을 열고 손님맞을 채비를 하고 있었다. 이미 몇몇 상가는 손님맞이를 마치고 입구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했다. 분명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중앙상가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낯선 음악이 흘러나왔다. 자세히 들어보니 중국어 노래였다.

中 기업 직원들 창립 기념차 방문

일부 상점 평소 2~3배 이상 매출

잠시 뒤, 중앙상가 벽천분수 부근에서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대부분 여성들로 이들은 소녀처럼 실개천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고, 들뜬 마음으로 쇼핑을 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중국의 대표적인 종합생활용품 생산기업인 `신생활그룹`의 직원들로 회사창립 16주년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것. 4박5일 또는 5박6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1천550여명은 지난 주말 인천항을 통해 입국해 대구와 경주 등을 경유한 뒤 포항을 방문했다. 이날 중앙상가를 방문한 관광객은 총 900여명.

이에 앞서 지난 12일에는 614명이 북부해수욕장과 중앙상가 실개천, 포스코 등을 둘러봤다.

다양한 연령대의 중국인 관광객들은 중앙상가에 들어서자마자 액세서리와 신발, 화장품 상점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특히 화장품과 쥬얼리 상점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쥬얼리숍에서 만난 친 샤오팡(24·여)씨는 “한국은 드라마 등을 통해 한류열풍으로 평소에도 꼭 한번 와보고 싶었던 나라였다”며 “포항이란 도시는 바다도 가까이있고, 실개천과 같이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많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순식간에 수백여명의 관광객으로 가득해진 중앙상가는 쏟아지는 관광객들의 주문에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다. 일부 상점은 평소보다 2~3배 많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상가 액세서리 매장인 `레드아이` 노용빈(31) 사장은 “지난 12일에 이어 두번째로 중국인 관광객들을 맞이하게 됐다”면서 “중국손님과의 의사소통은 포항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큰 문제가 없었다. 앞으로 중앙상가가 좋은 관광소로 떠올라 세계적인 명소 중 한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앙상가에서 1시간30분 동안 자유쇼핑을 한 이들은 포스코 견학을 위해 장소를 옮기면서 아쉬웠는지 “훼이 짜이라이 더(또 올께요)”를 연신 반복했다.

중앙상가 상인회 손형석 회장은 “대규모 중국인 관광단이 방문하면서 앞으로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중앙상가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앙상가가 명소가 되기 위해서는 서비스 향상 등 상인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포항시에서도 실개천의 유지관리 보수 등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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