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잎조직 DNA지문 분석결과 일치안해

【상주】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에 있는 530년생(추정) 감나무 보호수의 유전자 감식 결과 이 나무가 접목묘임이 밝혀져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실수와 과목 생산을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접목번식기술은 주로 일제시대에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최고 수령의 접목재배 과수는 대구 동구 평광동 사과나무(홍옥)로 수령 81년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외남면 소은리 감나무가 우리나라 최고령 접목재배 감나무로 판명됨에 따라 우리 선조들의 뛰어난 과학적 영농기술을 입증하는 자료로서 뿐만 아니라 농업 사전을 다시 써야할 입장이 됐다.

상주시는 이 감나무에 대한 상주 둥시 접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 식물법의학연구팀에 유전자 감정을 의뢰했고 이 결과 현존하는 최고령 접목번식 나무임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접목 번식 기술은 일제시대 이전에도 이미 우리나라에서 유실수와 과수의 번식에 사용되고 있었음이 입증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감나무 보호수의 뿌리부위와 지상부위(잎 조직)로부터 각각 DNA를 추출해 이들의 DNA지문을 분석한 결과 뿌리의 DNA지문과 지상부의 DNA지문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외남면 소은리 감나무 보호수는 종자로 번식된 실생 개체가 아니라 서로 유전적 배경이 다른 감나무 대목(지하부)과 접수(지상부)를 붙여주는 오늘날의 접목기법과 동일한 방법에 의해 530여년 전 우리 선조들이 독자적으로 만들어낸 개체임을 증명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이재천 과장은 “뿌리와 지상부(잎 조직 기준)의 DNA 분석결과를 토대로 볼 때 분석 의뢰된 감나무의 뿌리와 지상부의 게놈이 동일한 게놈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며 “서로 이질적인 게놈을 지닌 뿌리부와 지상부 각각 별개의 개체가 접목기법에 의해 융합돼 생성된 개체임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접목묘 재배에 관한 최초 기록은 아직까지 없으나 이번 상주시 감나무 유전자 감식으로 최소 조선 초기 때에 이미 접목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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