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동안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지방선거가 모두 끝났다. 지방선거는 지방정부의 주요 공직을 주민들이 직접투표로 선출하는 것으로 주민스스로 자신의 생활권을 확립하는 주권 행사다. 주민들이 스스로의 권익을 지키고 지역 발전의 동력을 찾는 축제장이기도 하다.

선거는 스포츠 경기처럼 선거법이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진행되는 경기다. 모든 경쟁에는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게 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159명을 선출하는 대구시는 363명, 372명을 뽑는 경북은 847명의 후보자가 등록해 평균 2.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평균 2명이 경기를 벌여 1명은 승자의 기쁨을 누렸지만 1명은 패배를 쓴잔을 곱씹어야 했다.

경기는 규칙을 준수하며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때 아름다운 경쟁으로 박수를 받게 된다. 하지만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하다보면 각종 반칙이 난무하고 급기야 심판에게 이의를 제기하거나 불복해 재경기를 요청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매번 선거 때마다 고질병처럼 도지는 과열, 불법부정선거로 얼룩졌다.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모두 439건의 선거법 위반 사범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적발된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각종 유인물이 난무했고 학연과 지연을 근거로 한 편가르기 등 과열 혼탁 선거가 여전히 숙지지 않았다. 인신공격성 상호비방전과 흠집내기 등 모든 수단이 동원되는 진흙탕 싸움이 전개됐고 선거 결과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찮다. 이제 선거는 끝이 났다. 경기 결과에 따라 승자와 패자도 정해졌다. 선거 기간 동안 `내편, 네편`으로 갈려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서로간에 적잖은 마음의 생채기도 생겼다. 이제 경기가 끝이 났고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까지 얼굴 붉히며 싸웠지만 승패가 결정나고 나면 그 결과를 토대로 더욱 나은 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승자는 더욱 겸허한 자세로 경쟁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넓은 아량을 베풀어야 하고 패자는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는 아름다운 승복의 자세가 필요하다. 더욱이 경기에 패했을 때 결과를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승복을 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승자든 패자든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진정성으로 더 나은 지역발전과 사회통합을 이뤄나가는데 힘을 모아 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