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날이 밝았다. 지난 지방선거에 비해 예비후보 등록기간이 길어지면서 일부 후보들은 선거기간이 너무 길어 파김치가 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하던 선거도 결국 막을 내리게 됐다.

선거운동은 끝났고 이제 투·개표만 남았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모두 다 승복하는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낙선한 후보가 당선자의 손을 번쩍 들어주는 그런 아름다운 선거문화는 남의 나라 얘기일 수 만은 없다. 결코 우리는 남이 아니지 않는가. 선거기간동안의 불신과 반목은 이제 저멀리 던져버려야 한다.

천안함사건으로 온국민이 어수선 한 가운데 치러진 이번 선거에는 정책선거는 실종되고 불탈법이 난무하는 고질적인 병폐가 선거전반을 뒤흔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선거는 막을 내렸지만 후보자간의 벌어진 틈 만큼의 앙금은 쉬 가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불신과 반목이 그 어느때보다 팽배해져 있다.

일부 기초의회 선거구의 청년단체 등이 이같은 앙금을 털어버리기 위해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곳이 없지 않지만 선거후유증은 상당부분 오래 갈 것 같기도 하다.

한나라당 텃밭인 대구·경북지역은 현 단체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지역 등을 제외하고는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무소속의 바람도 이번 선거에서는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

경북지역에서는 영주시와 경산시, 칠곡군 등의 선거는 치열하다 못해 필사적인 전투양상이 계속되면서 뚜껑을 열어봐아 알정도로 격전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일부 지역의 선거구도가 치열한 전투모드로 진행되면서 선거가 끝나고도 쉽게 화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따라 선거후 찢겨진 민심을 하나로 뭉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당선자와 낙선자 모두가 한마음이 돼 개표결과를 받아들이고 지방선거를 또 하나의 축제의장으로 승화시켜나가야 한다.

다행스럽게 선거가 끝나면 바로 월드컵이 기다리고 있다. 갈라진 민심수습에 월드컵 만큼 좋은 것도 없다. 포항시는 이번 월드컵 예선전 첫 경기에 대비, 대규모 야외 응원전을 준비중이다. 응원도 응원이지만 갈라진 민심을 수습한다는 차원이 크다. 이제는 화합이다. 반목과 갈등으로 인한 더 이상의 선거후유증은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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