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이 낮다고 주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 건 아닙니다”

대구 북구의회 의원 나선거구에 출마한 강상기(50·사진) 한나라당 후보가 화제다.

강 후보는 북구 노원동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던 사장으로 지난 한나라당 후보자 추천위 경선에서 전체 145표 가운데 60표를 획득, 현직 구의원 3명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침산1동은 인구가 가장 적어 투표인원도 45표밖에 배정받지 못해 그동안 구의원으로 선출되기가 사실 어려웠다. 하지만, 강 후보는 침산1동뿐 아니라 침산 2,3동에서도 지지를 얻어낸 것.

강 후보는 “한 번도 출마를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많이 권유했다”며 “다른 지역의 개발에 밀려 점점 열악해지는 주거환경으로 인해 동네를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작은 힘이지만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7년 동안 중국집을 운영하면서 직접 배달까지 했다. 배달일을 하면서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주민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그가 동네에서 모르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강 후보는 골목길을 찍은 사진 한 장을 보여주며 “여기 이 골목이 소방도로다.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소방도로. 난 정말 주민들에게 필요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운동을 하면서 그의 `중졸`이라는 학벌이 강 후보를 괴롭히고 있다.

강 후보는 온종일 걸어다니면서 직접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그의 명함을 받은 사람들 대부분은 처음에는 “아~네. 수고하세요” 등의 인사말을 건넸다가 곧 “어? 중졸이네”라며 돌아선다고.

일부 사람들은 무시하듯 말하기도 한단다.

강 후보는 “처음에는 사실 상처 받았다. 대부분의 다른 후보들이 석·박사 등의 경력과 높은 학력을 가지고 있으니, 중졸이 우습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주민들의 심부름을 하는 일꾼에게 학벌이 왜 중요한지 모르겠지만, 이번 일로 가난 탓에 공부를 중단한 일을 정말 크게 후회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나와 마찬가지로 가난 탓에 학업을 포기해 마음의 상처를 받는 학생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강 후보는 마지막으로 “항상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대화하며 살았다. 주민들이 구의원으로 뽑아만 준다면 그동안 주민들과 함께 한 대화를 이어가 낙후된 이 지역을 살리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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