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발 북풍으로 6·2지방선거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지방선거=여당 참패`의 공식이 깨지며 한나라당 후보가 앞서가고 있다고 한다. 비상이 걸린 민주당에서는 “여당이 북풍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7일 강원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한나라당은 선거에 이길 수 있다면 뭐든지 다 하겠다, 심지어 전쟁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국민은 이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고 한다”고 했다. 손학규 공동선대위원장은 아예 한 걸음 더 나아가“전쟁이 나면 강원도는 초토화된다. 여당 찍으면 이명박 정부가 정말로 전쟁을 불사할 것이므로 전쟁이 싫은 국민은 야당을 찍어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이쯤되면 북풍을 선거에 이용하는 것은 오히려 야당이 아니냐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면 야당 입장에는 동정이 간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진 천안함 사태는 그야말로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었을 것이다. 야당은 지난 대선에서 10년을 지켜온 대권을 잃었고, 그 후 정당 지지도가 추락해 정권재탈환에 대한 기대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는 조바심도 있을 것이다. 정당 지지도 반전의 불씨를 이번 기회에 꼭 피워내야 한다는 강박증도 생길법 하다. 이제까지 `지방선거는 여당의 무덤`이란 등식이 통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를 두고 정부가 북풍을 일으켜 선거에 이용한다는 주장은 지나친 억지다. 오히려 천안함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조치에 대해 초당적으로 협조했다면 더 보기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다. 지금 야당의 태도는 나라가 위기상황에 빠지거나 말거나 선거용으로 정부때리기에만 골몰한다는 인상이 더 짙다. 직전 집권당이었던 당의 대응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실망스럽다는 게 많은 국민들의 생각이다..

반면에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27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정치권의 북풍 공방과 관련, “국민 모두의 눈 앞에서 갈기갈기 찢어진 채 두동강 난 천안함이 서해바다 밑에서 건져 올려지고 우리 수병들이 시신으로 수습됐는데, 천안함 사고가 어떻게 북풍이냐”고 반박한 뒤 “인정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이 국가안보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해서는 결코 안될 일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반대를 위한 반대만 일삼는 야당도 결코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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