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공천문제부터 각종 유언비어와 낭설이 난무했던 준비기간을 끝내고, 20일부터 6·2 지방선거의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됐다. 후보자의 입장에서는 인생을 걸고 뛰는 한 편의 전쟁이지만,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재미와 함께 선택을 위한 마음을 결정하는 시기다. 본지는 후보 간의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을 찾아 선거전의 분위기를 지상중계한다.

◇영주시장 판세는?

“김주영이고 장욱현이고, 지금은 누가 이길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김주영 시장이 공천을 받는다고 하니까 장욱현씨가 앞서다가, 이제는 장욱현씨가 공천을 받으니 김 시장이 앞서는 것 같고…영주는 이제 한나라당이 최고라는 말은 옛말입니다”

6·2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벌어지던 20일, 영주시에서 처음 만난 택시기사의 말이다.

영주시장 선거가 요동치고 있다. 장욱현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김주영 후보가 펼치는 선거전의 결과를 그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는 말이다. 현 시점에서만 본다면,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 김주영 후보가 장욱현 후보를 10%정도 앞서고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다만, 선거라는 것이 조직이 얼마나 탄탄하냐라는 것을 염두한다면, 남은 기간 역전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영주를 지역구로 하는 장윤석 의원은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부동층의 집결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조금만 있으면 당선권에 근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주영 후보 측은 현 상태의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반 장윤석, 반 한나라당 정서가 영주시를 지배하고 있다”며 “특히, 문경과 예천, 영주 등 인접지역에서 무소속 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도 저곳도 `박근혜 마케팅`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었지만, 영주시는 `썰렁함`그 자체다. 일견 수십 대의 선거차량이 도로를 활보하지만, 눈길을 주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영주시의 한 시민은 “나중에 투표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 아직은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두 시장 후보인 장욱현 후보와 김주영 후보의 선거운동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갖가지 방법이 동원된다.

그중에서 가장 손쉬운(?) 방법은 큰 절.

우선 장욱현 후보는 이날 오후 성누가 병원 앞에서 있었던 출정식에서 여타의 영주시 후보들과 함께 아스팔트 위에 엎드렸다. 김주영 후보 역시, 이날 자신의 선거사무실 앞에서 있었던 출정식에서 “큰절을 하겠다”며 유세차량에서 내려 두 손을 모았다.

그런가 하면, 영주시에서도 `박풍`의 위력은 여지없이 묻어났다.

장욱현 후보의 선거사무실 전면에는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가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는가 하면, 장 후보의 찬조연설에 나선 이는 “여기저기 짝퉁 친박이 나서며, 박근혜 전 대표의 이름을 팔고 있다”며 “박근혜도 한나라당이고, 장욱현도 한나라당”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김주영 후보는 자신의 선거 출정식에 `친박연합`후보들을 대거 참여시키면서`박풍`몰이에 나섰다.

특히, 영주시에서 지분을 행사하고 있는 권영창 전 영주시장과 동석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부인 vs 아들

한나라당 장욱현 후보와 무소속 김주영 후보가 펼치는 영주시장 선거는 장욱현 후보의 부인과 김주영 후보의 두 아들이 벌이는 대리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다시 말하면, 장욱현 후보는 `내조의 정치`를 추구하고 김주영 후보는 `동정의 정치`를 추구하는 셈이다.

실제로 장욱현 후보의 부인은 공식 선거운동일인 20일, 오전의 원남로 5일 번개시장 유세와 오후의 출정식, 영주시 도의원 후보의 개소식에 후보와 함께 참여하며 남편의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김주영 후보의 아들은 이날 오후에 있었던 출정식에서 유세차에 올라 “돌아가신 어머니를 대신해 이 자리에 섰다”며 동정론을 펼치며 아버지에 대한 한 표를 부탁했다.

그런가 하면, 장욱현·김주영 두 후보의 선거운동은 확연한 차이가 나기도 했다.

장 후보가 조직을 앞세운 짜임새 있는 선거운동이라면, 김 후보는 감성에 호소하는 선거운동이었던 것. 장 후보는 이날 출정식에서 영주시에서 활동하는 후보들 모두와 60여명의 선거운동원과 함께 대대적인 세몰이에 나선데 비해, 김 후보는 `김주영 사랑해요`라는 플래카드를 든 팬클럽이 출동하면서 선거전의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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