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한 덩이 빛무리 가까워진다

날개를 올리고 내리는 새

날개를 내리고 올리는 새

노랑발도요떼가 만든

금물고기 한 마리, 노을에 퍼덕인다

깃털 사이사이

걸어오는 길들 창문들

반짝이는 나무들 사람들

글쎄, 남회기선까진 몇 리나 될까?

`붉은 사하라`(2005)

무심하게 자연의 여러 부분들을 응시하다 보면 존재의 방식이 다 다르지만 그 각기의 존재들이 어울린 한 풍경은 사뭇 조화롭고 아름답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시인이 별로 의미를 새겨 넣지 않고 나열하는 이 시의 아름다운은 독자들이 무엇을 느낄 것인가를 독자들에게 맡겨 버리는데 있다. 시가 품고 있을 주제나 감동에 대해 전적으로 시를 읽는 독자들에 일임해버리는 이 시는 그런 면에서 좀 특색이 있다.

<시인>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