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포항지역 고교평준화가 시행된지 3년차에 접어들면서 평준화 1세대들이 대입시를 치른다.

포항지역은 지난 2008년 포항시내 일반계 고등학교 12개(읍면지역 일반계고와 포항시내 세화고, 동지여고 제외)에 대해 고교평준화를 시행했다.

포항시내 평준화고교 정원은 4천114명으로 전체 고교정원 7천735명의 53%에 이른다.

평준화 이후 가장 큰 변화는 포항시내 학교별로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재편되면서 고교별로 평준화에 대한 희비가 극명하게 대별되고 있다. 평준화의 성과를 어느 한 단면으로 결정할 수 없으나 우선 평준화 1세대들의 대입성적이 가장 큰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내 일선 고교들은 올해 대입시를 앞두고 고3 수험생들의 성적관리에 골몰하고 있다.

▲제철고

경북도내에서 김천고와 함께 경북도내 유일하게 자율고로 지정돼 있다.

평준화고교 입시가 치러지기 전에 전체 모집 정원 455명 중 포스코임직원자녀 60%(273)명과 경북도내 중학교 내신성적우수자 40%(182명)을 선발했다.

이에 따라 평준화 시행으로 중학교 성적 상위 3%이내 우수학생들이 대거 제철고로 집중돼 전반적인 성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제철고는 2010년 대입시에서 19명을 서울대 입학시킨 것을 비롯해 최근 10년간 189명의 서울대에 진학시켜 전국 고교 서울대 입학 상위 12위를 기록하는 등 전국 최고 명문고 반열에 올라있다.

제철고는 고교평준화 이후 성적 우수학생들의 입학이 더욱 늘어나 올해 대입시에서는 개교이래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권 유명 대학 진학률 최고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항고·포항여고

양교는 매년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유명대학에 진학률 상위 그룹을 형성하며 전국적인 명문고 전통을 이어왔지만 고교평준화 이후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포항고는 2010년 대입시에서 12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냈고 최근 10년간 101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하며 전국 서울대 입학 상위고교 53위에 들었다.

지난해 10명 이상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한 학교는 전국을 통틀어 50여 개교였고 이 가운데 특목고나 자사고를 제외한 일반계 고교는 20여곳에 불과하다. 경북지역일반계 고교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포항고가 12명의 합격생을 냈다.

하지만 고교평준화로 사정은 매우 어렵게 됐다. 포항고는 평준화 이후 자체 모의고사를 수시로 실시, 학년별 성적분포를 분석해가며 평준화 1세대들의 대입시 전략을 마련해 오고 있다.

포항고는 모의고사 성적 상위 1등급 비율이 평준화 이전에는 30~35% 수준을 유지했으나 평준화 이후 10%대로 떨어지는 등 전체 성적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자체분석했다. 포항여고 역시 포항고와 비슷한 현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관계자는 올해 서울대 합격생 1~2명 배출도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 견해를 내놓았다.

▲영신고

지난 92년에 개교한 영신고는 짧은 역사에도 가장 비약적으로 성장한 지역 명문사립고로서의 입지를 구축해 가고 있다. 기숙사 운영 및 수요자 중심 교육과정 편성, 다양한 방과후 교육프로그램, 사교육없는 학교 지정 등 특별한 교육과정을 통해 지속적인 성적 향상을 이뤄왔다.

이같은 노력으로 2010학년도 대입수능 영역별 전국 우수 100개교 선정에서 종합 56위, 수능영역 28위를 기록했다. 지난 2009년 4년제 대학 진학률 상위 10권에 들었고 2010학년도 대입시에서 서울대 4명 합격 등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고교평준화 이후 수능 1~3등급내 우수학생 비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영신고는 기숙사 시설을 갖추고 우수한 진학지도에 힘입어 영덕과 울진, 영양지역 우수학생들의 대거 진학했으나 평준화 이후 이들 외지 학생들의 유입이 차단돼 상위 우수학생자원이 상대적으로 줄었다.

백운령 교장은 “모의고사 상위등급 우수자원이 크게 줄어 들어 올해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권 명문대학 진학률을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앙고·중앙여고

고교평준화 이후 시내 고교 가운데 학생들의 성적향상이 가장 두드러졌다.

평준화 이전 포항시내 고교 중 전체 학생들의 평균 성적이 하위권을 맴돌았으나 평준화 이후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 입학하며 학력이 급신장하고 있다.

자체 모의고사 성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대입시를 치러는 고3년생들의 경우 각영역별 평균성적이 포항시내 고교들 가운데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여고는 기존의 기숙사를 호텔수준의 시설로 리모델링해 쾌적한 학습여건을 조성하고 상위 성적 우수 학생들을 중심으로 특별반을 운영하는 등 올해 수능시험에서 개교 이래 최고의 성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연우 중앙여고 교장은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면서 면학분위기가 크게 개선됐다”며 “전교사들이 학생들의 성적 향상을 위한 진학지도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 올해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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