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택편집부국장
모처럼 공을 찼다. 지난 토요일 기자가 몸담고 있는 축구클럽으로부터 메시지가 떴다. 일요일 오전 집합하라는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매번 빠진 것도 미안한 터여서 일요일 아침, 서둘러 경기 장소를 찾았다. 이미 경기는 시작됐다. 서둘렀다고 생각했는데 클럽회원들은 준비 운동 등을 위해 그보다 30분 빨리 나온 모양이다.

축구화를 갈아 신고 게임에 바로 뛰어들었다. 준비운동도 없이 그라운드에 겁없이 뛰어 든 것이다.·얼마나 지났을까. 숨이 턱에 차고 하늘은 빙빙 돌았다. 이렇게 힘들수가 있나 싶다. 내심 운동을 하지 못한 것을 한탄해보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축구는 기본이 체력이다. 아무리 선수출신이라도 서있기 힘든 지경이면 소용이 없다.

4년을 기다리는 지혜

그런데다 준비도 없이 뛰어들다보니 힘은 더욱 들수 밖에 없다. 무슨 운동이든 준비운동은 필수다. 선거운동도 역시 준비작업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준비도 없이 뛰어드는 것은 무모함이나 다름 없다.

이날 필자는 평소 연습도 없었고 준비운동도 제대로 하지 않은 탓에 결국 사고를 쳤다. 욕심에 힘차게 슛을 날려지만 축구화 앞부분이 땅을 때리면서 부상을 입었다. 운좋게 동료들의 도움으로 골을 넣기는 했지만 경기내내 다친 부위때문에 힘들었다. 결국 쩔뚝거리며 경기를 마쳤지만 평소 꾸준한 운동과 당일 몸풀기 준비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한번 깨닫게 됐다.

지방선거가 한나라당 후보의 공천확정으로 불이 붙어가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가 확정되기전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한나라당 남·북구 모두 공천자를 확정하기 까지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대부분 준비된 자원이 없음을 한탄했다. 후보자를 교체하고 싶어도 그럴만한 후보가 없다며 아쉬움을 호소했다. 일부 당직자는 도대체 지난 4년동안 무엇을 하다 선거가 임박해지자 국회의원을 찾느냐며 얄팍한 후보자의 행태를 일갈하기도 한다.

지역정치가의 줄을 타고 당공천 받기에만 주력하다보면 오히려 공천을 받고도 낙선하는 비운을 맛보게 된다는 것을 일부 후보들은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라는 것.

지방자치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후보들의 철저한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와 지역민의를 가장 우선시하는 기본마인드부터 배워야 한다.

매번 선거때마다 유권자는 말한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 모두 그사람이 그사람이라고 혀를 찬다. 그러면서도 유권자들은 그들을 선택한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수년전의 사람이 다시 되돌아 선거판에 뛰어들고 이름조차 낯선 후보들도 있다. 민의를 대변하겠다는 것인지 자신의 영달만을 위한 것인지 알수가 없다. 지방자치가 좀더 세련되고 합리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다. 그저 당의 공천을 받고 당의 힘에 의해 당선되고 그렇게 4년을 보내다 또다시 당에 의존하려는 모습은 진정한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좋은 모습은 아니다. 지금 당장 이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수는 없다. 그전에 중요한 것은 후보자들의 마음이다. 주민의 뜻을 따르겠다는 맹세를 결코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민의를 져버리고 자신의 영달만을 위한다면 그 후보는 다음선거에서 분명 심판을 받는다.

글을 마치면서 묻고 싶다.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진정 주민들의 뜻을 존중하는가.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나섰는가. 주민이 원치 않으면 선거를 지금이라도 접을 용기가 있는가. 진정 주민을 생각하는가.

내동네를 위한 후보단일화

그렇다면 동네간의 싸움으로 번진 중선거구제에서 인구가 적어 불리한 자신의 동네를 위해 당선을 바라는 지역민들의 염원을 감안, 후보단일화를 이뤄보는 것은 어떤가. 솔로문의 지혜가 필요하다. 정말 내동네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식의 죽음을 볼수 없 어 포기한 것처럼 후보직을 사퇴할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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