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선 차량 엉켜 시비, 연착땐 대기승객 '꼼짝달싹' 못해

고속버스 환승제 확대 시행 1개월을 넘기면서 대대적인 성과 홍보에도 불구하고 제도 운영의 허점은 물론 환승정류장인 휴게소에 차량이 몰려 대혼잡을 빚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환승 정류장인 선산휴게소 입구에서는 버스와 트레일러기사 간의 험한 욕설이 오고 가는 등 일대 소동이 빚어졌다.

도내 유일 선산정류장, 버스·트럭기사 욕설 등 마찰 `눈살`

우등차 집중배치 요금부담… 칠곡휴게소 추가설치 검토해야

인천에서 부산으로 향하던 우등고속버스가 환승 승객의 승하차를 위해 진입하려는 순간 입구에 여러 대의 트레일러가 길을 막고 있자 다툼이 일어난 것. 화가 난 50대 버스기사는 “교통불편 해소를 위해 새로 시행하는 제도지만 환승 정류장의 시설 정비도 제대로 하지 않아 기사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면서 “휴게소 측도 이윤 추구에 급급해 주차공간이 부족한데도 교통정리 조차 외면하고 있다”고 분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대구경북지역의 유일한 정류장인 선산휴게소는 구미공단과 인접한 특성상 트레일러차량의 출입이 잦은 곳이다. 여기다 지난 3월2일 부터 월~목요일까지 24개 노선을 이용, 수도권에서 부산·대구·포항·마산·울산·영천 등 경상권 도시 8곳으로 향하는 차량과 승객이 몰리고 있다.

이 같은 혼잡으로 대형 트럭들이 제대로 주차장을 이용하기 어렵게 되자 화풀이라도 하듯 진입로에 주차를 강행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환승제도 운영 상의 시행착오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용객들에 따르면 고속도로 정체로 차량이 지연도착할 경우 앞서 대기하던 승객들은 언제 차가 올지 몰라 화장실도 가지 못한 채 마냥 대기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친척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인천에서 포항으로 돌아가던 승객 L씨(43·북구 두호동)는 “환승제로 이동 불편은 크게 줄었지만 제 시간에 환승지에 도착해 연계 버스를 탈 수 있을 지 줄곧 불안했다”면서 “연착에 따라 대기할 경우 차량 도착을 알리는 안내방송이라도 해주면 화장실이라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환승버스가 주로 일반버스가 아닌 우등고속버스에 집중 배치돼 승객들의 요금 부담이 큰데다 이마저도 낡은 차량이 많아 낮은 승차감은 물론 제 속도를 내지 못해 연착하는 등 웃지 못할 일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삼화고속의 한 버스기사는 “회사에서 환승제 시행에 대한 별다른 교육도 없이 배치돼 어리둥절할 뿐”이라며 “인근의 칠곡휴게소 등에 추가 정류장 설치 검토를 비롯해 정부가 지난해 11월 부터 시행해온 환승제의 문제를 분석해 개선책을 낼 때”라고 말했다.

한편 경부선 환승은 지난 3월 시행 이후 1개월 만에 하루평균 이용객이 시범운영 기간 152명에 비해 2.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재현·이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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