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두 종류의 친구가 있다. 맑은 날의 친구와 비 오는 날의 친구다.”

지지율 급락으로 고심하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17일 오전 도쿄 도심 공원인 신주쿠교엔(新宿御苑)에서 열린 `벚꽃을 보는 모임`의 인사말을 통해 난데없이 `친구론`을 꺼내 들었다.

이날 도쿄에는 1969년 이래 41년 만에 4월 중순에 눈이 내렸다. 비가 섞여 내리는 가운데 기온도 급락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 각료들이 매년 봄 주일 각국 대사와 시민을 초청해 개최하는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도 한때 취소를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행사는 강행됐고 신주쿠교엔에는 일본 시민 수천명이 모여들었다.

히라노 히로후미(平野博文) 관방장관과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상,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공안위원장 등 일부 각료들의 모습도 보였다.

오전 9시께 행사장에 도착한 하토야마 총리는 최근 정권이 처한 상황을 날씨에 비유해가며 인사말을 했다.

“맑을 때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지만 비가 내리면 한 사람, 두 사람 떠나기 마련이다. 비가 내릴 때 모여주는 친구야말로 진정한 친구다. 이곳에 모인 여러분도 하토야마 정권의 진정한 친구다”고 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또 “이렇게 추운 날에도 아름답게 벚꽃이 피어 있다”며 “신정권(민주당 정권)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 힘든 상황을 맞았지만 개혁의 뜻을 품고 앞으로 전진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지난해 9월 내각 출범시 80%대를 오르내리던 지지율이 일각의 조사에서 급기야 20%대로 급락했지만 굴하지 않고 개혁을 하겠다는 뜻을 때마침 내린 눈과 비에 비유해 적절하게 표현한 셈.

시민들 사이에선 “힘내라”는 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격려의 함성에 힘을 냈는지 하토야마 총리는 1시간에 걸쳐 시민들의 손을 하나씩 잡았고 사진 촬영 요구에까지 성의있게 응하며 성원을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