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주검 보고 오열

“아들아…차가운 바다 속에서 얼마나 외로웠니…”

천안함 함미가 인양된 15일 평택 2함대사령부 내 실종자 가족들의 임시숙소는 오후 내내 `오열과 허탈`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침몰사고 20일만에 아들 서대호 하사의 사망을 통보받은 어머니 안민자씨는 “엄마를 버리고 먼저 떠난 `못난 자식”이라며 이날 오후 6시8분께 2함대 헬기장에 도착한 아들의 시신이 든 영현백을 부여잡고 한없이 목놓아 울었다.

이날 오전 인양작업이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긴장과 초조함으로 침묵하던 가족들은 서 하사의 시신발견 소식이 오후들어 처음 전해지면서 서 하사의 어머니를 위로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지만, 슬픔은 너무도 빠르게 실종자 가족 모두에게 엄습해왔다.

서 하사와 함께 기관조정실에 근무하던 박성균 하사, 바로 옆 사병식당에서 방일민, 이상준, 임재엽 하사, 안동엽 상병 등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자, 임시숙소 내에 있던 가족들은 그야말로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해군으로부터 공식확인을 받지 않았다”며 사망소식을 애써 외면하던 방 하사의 아버지는 침통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문 채 눈물을 삼켰다. 제대 1개월여밖에 남겨놓지 않은 이상민 병장의 아버지는 “사고 이틀 전 `별일 없느냐`는 안부 전화가 마지막으로 들은 아들의 목소리”라며 “부모에게 잘하는, 듬직한 장남이었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서 하사와 함께 도착한 방일민, 이상준 하사의 시신이 엠뷸런스로 부대 내 안치소로 운구되자 가족들의 오열은 또다시 이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