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구성하는 다양한 마음작용들을 과학적 원리로 설명

2004년 처음으로 개봉한 `What the bleep do you know`는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의 성공작 중 하나로 꼽힌다.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의 표현기법을 통해 양자물리학과 영성, 신경생리학 등에 대한 다양한 사실을 밝히는 작품이 책으로 정리됐다.

`블립`(지혜의 나무 간)은 종교와 각종 사조 그리고 진화, 생리현상 등 우리 일상을 구성하는 다양한 마음작용들을 과학적 원리로 설명한다.

무한한 에너지로 가득한 우주 안에서 우리가 같은 생각과 현실을 반복하는 중독 상태에 빠지는 이유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뇌의 놀라운 능력을 탐구해간다. 그리고 일상의 현실을 바꾸는 위대한 질문을 통해 우리는 모두 현실창조의 마법사임을 알려준다. 서로 맞지 않을 듯한 조사 방식과 조사 대상이 부딪치며 내는 경쾌한 파열음이 재미있다. 책을 기반으로 다양한 상상력의 가지를 쳐나갈 수 있다.

`블립(bleep)`은 무선 등의 삐 하는 소리나 라디오, 텔레비전 등에서 방송금지용 말을 제거하는 `삐` 소리를 의미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아는 것이 없다는 의미로, 우리가 아는 것은 삐 소리와 같은 극히 작은 정보 조각일 뿐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으며, 동시에 최초의 미시의 상태가 평준화되지 않고 다양한 규모로 증폭되어 개인과 사회, 국가 및 지구 차원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양자물리학적 영감과 직관을 의미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위대한 발견이나 발명은 모두 질문으로부터 온 것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도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질문은 모든 인간 지식의 선구자이고 첫 번째 원인이다. 그리고 인류의 모든 지식은 질문이라는 가지로부터 뻗어 나온다. 인도의 성자 라마나 마하리쉬가 제자들에게 이야기했던 깨달음으로 이르는 길을 요약하면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이었다. 물리학자 닐 보어 역시 “전자가 A에서 B로 이동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왜 그 중간 상태에는 머물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런 질문들은 우리가 전에는 알지 못했던 세계를 열어준다. 그리고 질문은 미지의 세계로 이르는 유일한 길이다.” (p.15)

“영화 작업을 하는 지난 4년 동안 전 세계를 돌며 책과 관련된 강연을 하면서 마침내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다. 감정적 중독(혹은 집착)은 처음부터 모든 것들과 관련되어 있었다. 나는 감정적 상태에 근거하여 현실을 창조하고 있었고, 내가 그 상태를 선택한 것은 나의 몸이 같은 경험/감정/화학물질에 중독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의 경험들은 낡은 경험과 오래된 데이터에 기초하여 나의 뇌에 자리 잡아 갔다.

그렇다면 이 감정적 중독 상태에서 더 높은 상태, 더 높은 차원으로 올라가 그곳에서부터 새로운 감정을 창조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감정을 `소유`할 것인가? 소유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에게 감정을 `소유`한다는 것은 그 감정이 나와 나의 선택에 더 이상 지배력을 갖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내가 감정 상태를 선택하며 감정이 나를 선택하지 않는 것이다.” (p.269)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윌리암 안츠·마크 빈센트, 벳시 체스 공저 `블립`

지혜의 나무 刊, 360페이지,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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