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릴때는 같이 놀아주는 아빠가 환영받는다. 주말이면 소파에 누워 리모콘만 만지작거리는 아빠는 아이들의 원성의 대상이 되고, 축구나 야구를 같이하거나 게임을 하는 아빠는 환영받는다.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가면 용돈을 많이 주는 아빠가 환영받는다. 용돈을 많이 주면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대화의 대상이 되는 부모라면 금상첨화다. 마냥 귀엽기만 하던 아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갖게 되고, 가정을 이루면 환영받는 부모의 조건은 또 바뀐다. 평생 자녀들에게 환영받는 부모의 세가지 유형에 대해서 정리해보자.

첫번째 유형은 건강한 부모다.

자녀들은 나이가 들어도 항상 부모에게 기대고 싶어한다. 경제적인 측면과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기댈 언덕이 돼주길 바란다. 그런데 건강하지 못한 부모들은 경제적·정신적으로 자녀들에게 이런 역할을 해주기 힘들다. 부모들이 병들게 되면 자녀들은 이제 부모를 봉양의 대상으로 인식한다. 자신들이 생활비를 보내드려야 하고, 의료비를 책임져야 한다. 이제 부모들은 자신들이 자주 찾아뵙고, 삶의 어려움을 하소연하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하던 대상에서 경제적 지원의 대상으로 바뀐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자녀들이 효자든 불효자든 오래 병든 부모에 대한 태도가 바뀐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정당하고 합리적이다. 아주 몹쓸 자녀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 대부분이 보고 겪는, 앞으로 겪게 될 이야기들인 것이다. 그래서 환영받는 부모가 되려면 먼저 건강해야 한다.

두번째 유형은 은퇴하지 않은 부모다.

자녀들이 독립하고 난 후에도 계속 자기 일을 가지고 있는 활동하는 부모는 환영받는다. 하고 있는 일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소득을 벌어들이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매일 어딘가 가야 할 곳이 있고, 그곳에서 생산적인 활동을 벌이면서 소득이 있는 부모는 자녀들이 언제나 찾아갈 수 있고, 손주들과 함께 방문할 수 있다. 오륙도, 삼팔선 등 조기퇴직을 묘사하는 말들이 일반화된 요즘 보통 사람들이 은퇴할 나이 이후에도 계속 일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사회 전반적인 배려와 문화, 제도 등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하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서라도 환영받는 부모가 되기 위해서 오랫동안 일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고민해봐야 한다.

세번째 유형은 연금소득이 있는 부모다.

부모들이 공무원이나 교사 생활을 하다가 은퇴한 경우 자녀들은 참 행복하다. 부모들이 같이 공무원이나 교사를 하다가 은퇴한 경우는 기쁨 두 배다. 부모들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동안의 수고에 대한 대가로 평생 연금을 수령하게 된다. 경제적인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연금 때문에 공무원이나 교사를 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런 부모들처럼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연금소득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퇴직금을 연금형태로 운용할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개인연금을 준비해놓은 사람들도 있다. 과정은 다를 수 있지만 형태는 동일하다. 매월 고정적으로 연금소득이 발생하고 있느냐의 문제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연금소득이 있는, 매월 자신의 생활비를 충당하면서 찾아오는 손주들에게 용돈을 줄 수 있는 부모는 적극적으로 자주 찾아뵙고 싶은 부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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