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경영하라`의 저자인 톰 피터스는 “벤치마킹의 시대는 가고 퓨처마킹의 시대가 왔다.”고 선언하였다.

벤치마킹(Benchmarking)이 `최고의 실제 사례를 찾아 비교하고 평가하여 지속적인 개선을 이루어가는 것`이라면, 퓨처마킹(Future marking)은 `현재를 살면서 미래에도 통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즉 2010년에 살고 있으면서 2020년, 더 나아가 2100년에도 사람들이 놀랄만한 것을 생각해 내는 것을 말한다.

퓨처마킹의 사례를 우리는 프랑스의 파리에서 찾을 수 있다. 파리는 150여년 전에 만들어진 도시이지만 지금도 아름다움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낭만도시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파리 시민들은 불편한 것은 참아도 아름답지 않은 것은 참지 못한다고 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미적 감각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전체의 아름다움과는 상관없이 조금만 불편하면 멀리 내다보지 않고 당장 뜯어고쳐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의 일면과는 대조적이다. 서울의 남산골 한옥마을에는 한옥이 이제 겨우 다섯 채만 남아 외국인 관광객들이 30분이면 다 둘러볼 정도이다. 그래서 한국적인 것을 보려고 서울을 찾은 외국인들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벤치마킹이라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였다. 그런데 중국, 인도와 같이 인건비가 싸고 자원이 풍부한 나라에서도 벤치마킹 작전을 쓰기 때문에 더 이상 이 방법만으로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제는 퓨처마킹 작전으로 나아가야 한다. 퓨처마킹을 위해서는 창의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파리 시민들이 몇 십 년을 내다보고 아름다움을 추구한 것과 같이 우리도 몇 십 년 후의 미래에도 통할 수 있는 창의적인 산출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미래에도 통할 수 있는 창의적인 아름다움은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탁월해야 한다.

이러한 탁월한 아름다움을 `익스트림 뷰티(extreme beauty)`라고 한다. 익스트림 뷰티는 디자인, 건축,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 우리의 일상생활 모든 분야와 관련이 있다. 서양에서 교회나 성당 같은 특정 건축물을 100여년에 걸쳐서 짓는 것도 익스트림 뷰티를 위함이다. 이러한 생각으로 지은 건축물은 후세 사람들에게 명소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게 된다. 이와 같은 생각으로 만든 생활용품은 명품이 되어 세월이 지나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익스트림 뷰티를 추구하려면 국민들의 심미역량(Aesthetics Ability)이 높아져야 한다. 심미역량은 아름다움을 느끼고 즐길 줄 아는 능력이다. 심미역량이 높은 국민은 문화와 예술을 아끼고 사랑한다.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진다. 심미역량이 높아져야 각 분야에서 진정한 국가경쟁력이 생긴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프랑스에는 에펠탑, 루브르미술관, 노트르담 대성당, 베르사이유 궁전, 개선문과 같은 건축물과 샤넬, 크리스챤 디올, 지방시, 피에르 가르뎅,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 명품이 많이 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들이 많다는 것은 프랑스인들의 자랑이면서 이들의 심미역량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명품에 해당되는 작품들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과정에는 무수한 습작의 기간이 필요하다. 도공이 명품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조금의 흠이라도 보이면 다 만들어진 도자기를 가차 없이 깨뜨리는 광경을 자주 본다. 흠이 있는 자신의 작품을 깨뜨리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은 심미역량이 높은 명품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다.

톰 피터스는 창의시대가 요구하는 명품 마인드를 가진 인재상으로 학교 성적이 우수한 사람 보다 어떤 일에 열정을 가진 사람을 들었다. 퓨처마킹은 바로 이러한 열정적인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피터스는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창의적인 괴짜 인재`를 발굴하여 그들에게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제 우리의 부모들은 자녀가 공부에만 찌든 인간이 아닌 창의적인 괴짜가 될 수 있도록 그들을 뒷바라지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예술과 문화를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자녀가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쏟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주말에 박물관 학습을 자주 하고 공연문화를 함께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 분야에서 명품 도자기를 만드는 도공과 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을 많이 만나게 해 주는 것도 좋다. 더 좋은 것은 부모가 양육예술가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자녀교육에 임하는 것이다.

퓨처마킹을 통해 명품 인재, 명품 제품들이 많이 탄생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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