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우포항영신고 2
아이티 지진 참사가 발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아침, 부모님께서 아이티 지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 이야기 중에는 아버지가 몇 해 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굿네이버스`란 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아이티 지원 현황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TV를 통해 아이티의 참사 현장을 접하고 무척 안타깝다는 생각하고 있던 참이어서 귀가 솔깃했다.

그러던 중 어머니께서 느닷없이 나에게 물었다. “현우야, 우린 아이티까지 가진 못하지만, 이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찾아보면 어떨까?”라고 하셨다.

속으론 좀 의아했고 고3을 코앞에 두고 어머님께서 왜 저런 말씀을 하실지 생각하며 그냥 흘려 넘겼다.

그리고 며칠을 지난 일요일 오후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의 추천해 준 지역의 한 공부방을 찾아 난생처음 봉사활동이란 것을 해보았다.

아이들은 천진한 눈망울로 나와 어머니를 반겨 주었다.

처음에는 무엇을 할지 몰라 멀뚱멀뚱하니 서있자니 무척 서먹서먹했다. 어머니의 핀잔을 듣고 나서야 과제도 챙겨주고 놀이도 함께 해주며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찾아내 열심히 봉사했다.

처음엔 선뜻 다가오지 않는 아이도 있었지만, 같이 어울리며 놀고 그렇게 몇 시간을 지내면서 아이들과 친해졌다.

아이는 어른들만 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이들의 인성 형성을 위해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고 내가 누군가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좀 더 일찍 깨닫지 못한 자신을 반성했다.

이 세상에 항상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고 또 우리 주위에 소외된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냥 지나치며 남의 나랏일로 생각했던 아이티의 비극이 떠오른다. 지진 참사현장에서 부모를 잃고 울고 있는 아이티 어린이의 슬픈 눈망울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늦었지만, 아이티를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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