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의 특수를 맞고 있는 일부 홍보기획사가 각종 홍보물제작비용으로 평소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어 후보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특수라고는 하지만 후보들의 혼을 빼는 얄팍한 상술은 지나치다. 절박한 심정의 후보자들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끌어내는 것은 상도덕에도 맞지 않다. 사정이 여의치 않자 일부 후보는 본인들이 직접 제작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홍보비가 선거비용제한액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현실에서 나머지 선거비용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고민스런 대목이다.

22일 현재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200명이 넘는 후보자들이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들은 조만간 홍보물을 제작하게 된다. 기초의회를 포함한 예비후보들은 8면의 홍보물을 제작, 우편물 등을 통한 홍보가 가능하다.

홍보물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홍보기획사 등을 찾는 후보자들은 늘고 있다. 평소보다 몇 배 이상 후보자들의 발길이 잦아들면서 가격은 평소보다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홍보물제작 의뢰가 폭증하자 일부 기획사는 홍보물제작의 전 과정 책임을 제시하면서 평소보다 2-3배 이상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겠다며 나선 것인데 어떤 기초의회 후보는 전체선거비용제한액의 절반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선거철에는 후보자가 약자다. 평소 기획사 입장에서 후보자들은 최대의 고객이지만 선거철에는 그렇지 않다. 잘못하면 홍보물을 제작하지 못할 판이다 보니 오히려 기획사 측에 잘 보여야 할 입장 때문이다.

비싸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인 것이다. 선거에 경험이 있는 후보자들은 본인들이 직접 제작한다지만 처음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은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다.

과다한 홍보비 지출은 또 다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홍비 비용외 인건비 등에 들어가는 선거비용을 제한액에서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면서 홍보비용을 축소 신고할 가능성도 높다.

6.2지방선거의 경북지역 기초의원의 선거비용제한액은 평균 4천200만원선으로 과연 이 정도 금액으로 선거를 치를 후보가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현실성 없는 선거비용 제한액도 문제지만 후보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한 과다한 홍보비 요구는 자제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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