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이후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행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출마를 포기한 사람과 결심한 사람이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는 시점이다. 특히 오는 19일 군부를 제외하고는 예비후보 등록까지 시작되면서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마음은 벌써 선거판에 빠졌다.

선거법개정으로 이번 19일부터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과거에 비해 예비후보에 따른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선거개시일 전 90일부터 예비후보로 등록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선거기간은 100일을 훨씬 넘는다. 현역 지방의원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출마예상자들은 19일을 전후해 등록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선거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출마예상자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전국은 선거분위기로 술렁이게 될 것이 뻔하다. 유권자들은 하루에도 수십 통의 문자메시지와 홍보물을 받아보게 되고 어깨띠를 두른 후보자를 심심찮게 만나게 될 것이다.

선거일 100여 일 전부터 어깨띠를 두른 다수의 후보들이 지역을 누비면 유권자들의 관심은 고조 될 수 밖에 없다. 유권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결국 인지도를 높이는 길이 된다. 일부 경쟁이 치열한 곳은 당내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당 후보를 선택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 지방의원들도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의정 활동도 중요하지만 사실상 지금은 선거가 더 큰 발 등의 불이다. 현 의원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단지 시기가 문제가 될 뿐이다. 상대 후보가 100여 일 동안 어깨띠를 두르고 현장을 누비는데 어느 천하장사가 현 의원으로서 역할에만 충실할지 의심스럽다. 이쯤 되면 의정 활동보다는 선거에 골몰하는 현 의원들에게 대놓고 욕도 하기 힘들다.

예비후보로 등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부분의 현 의원들은 임시회가 열리면 차량에 각종 홍보물을 놔둔 채 지방의회 의사당으로 향하지만 사실상 마음은 콩밭에 가 있어 제대로 된 집행부 견제가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지방의회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면 존재의 의미를 둘 수 없다.

마지막까지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런 가치관을 가진 지방의회 의원이 우리에겐 지금 절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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