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운동·다이어트·수면부족 등이 원인
느긋한 마음가짐·적절한 약물요법 효과적

▲편두통은 자율신경계의 비정상적 반응

흔히 신경 쓰이는 일을 스트레스라고들 합니다만, 스트레스는 살아있는 생명체가 외부로부터 받는 모든 자극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으며, 그 양을 정확히 측정할 수도 없습니다. 대신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 몸의 반응은 자율신경계를 통해 나타나므로 이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편두통은 자율신경계의 비정상적인 반응이기에, 우선 자율신경계에 대한 의학적인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뉩니다. 교감신경이 강해지는 상황은 공포영화를 볼 때입니다. 심장이 뛰고, 혈압이 오르고, 숨이 가빠지며, 손발의 혈관이 수축하여 차가워지고, 식은땀이 나면서, 장운동은 멎어버리고, 특히 신경이 과민해져, 바스락 소리에도 놀랍니다. 동물들이 위험을 감지하고 도망가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심폐기능 및 혈액순환이 왕성해져야 하고, 이를 위한 장치가 바로 교감신경입니다.

부교감신경이 강해지는 상황은 편하게 쉬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때입니다. 입에 침이 고이고, 장에 피가 돌면서 장운동이 항진되며, 소화효소가 분비되어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여, 이를 에너지원으로 몸에 저장합니다. 반면 맥박과 호흡은 느려지고, 말초 혈관이 확장되어 손발도 따뜻해집니다. 신경도 둔해져 졸음을 느끼는 편안한 상황이 됩니다.

자율신경의 작용은 항상 쌍으로 일어납니다. 교감신경이 일하고 나면, 이를 바로잡는 부교감신경의 반작용이 서서히 뒤따르면서 몸의 긴장을 스트레스 이전의 안정된 상태로 회복시킵니다.

하지만, 편두통 환자들은 부교감신경의 반작용이 지나쳐 안정상태를 넘어서게 되고, 결국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정상인과 반대로 생기게 됩니다. 그 결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를 감싸는 혈관이 정상이과 반대로 확장되고 피가 몰리고 염증이 생기면서, 주변의 신경을 자극하여 욱신거리는 통증을 일으킵니다. 흔히 편두통 환자들이 머리에 피가 몰리면서 아프다고 하는 게 이런 이유입니다.

스트레스는 뇌신경의 기능을 강화하고 머리가 더 잘 돌게 하는데, 우울증 환자들은 오히려 만성 스트레스로 의욕이 저하되고 기억력도 떨어집니다. 특히 노인성 우울증은 치매증상을 보이기에 이를 가성치매, 즉 진짜가 아닌 가까 치매라 부릅니다.

몸에 저장된 영양분은 위급한 상황에서 분해되어 혈관을 통해 온 몸에 공급되고 즉각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준비를 마칩니다. 즉,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저장된 지방이 분해되어 살이 빠지지만, 비만 환자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히려 더 살이 찝니다.

흔히 심한 충격을 받거나, 통증을 느끼는 경우 속이 울렁거리면서 의식을 잃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은 심한 충격과 스트레스가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하면, 마치 전압이 과부화된 두꺼비집 퓨즈가 끊어지듯 부교감신경이 폭주하여 사지의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결국 뇌에 피가 부족하여 실신하게 되는 병입니다. 위에 열거한 병들은 모두 편두통 환자에서 자주 동반됩니다. 결국 병의 원인이 같기 때문입니다.

▲편두통 동반증상

편두통 환자들은 대게 주변에서 성격이 예민하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조금만 신경 써도 잘 체하고 속이 메슥거리며 어지럽고 조금만 잠을 설쳐도 다음날 머리가 띵하고 구름 낀 듯 무겁습니다. 날씨가 흐린 날은 오전 내내 집중도 안 되고 의욕도 없어집니다. 이런 증상들이 모두 편두통 동반 증상이고 환자들은 두통보다 이러한 증상들을 더 힘들어 합니다.

특히 오래된 편두통 환자들은 이차적인 근육긴장으로 인한 목과 어깨의 통증을 호소하고, 상당수에서 두통이 오는 머리와 같은 편 팔다리가 저리고 아프고 감각이 이상하다고 호소합니다. 이 원인은 오랜 두통이 머리의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자극된 말초 신경이 다시 온몸의 감각신경이 모이는 뇌의 시상(thalamus)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악순환으로, 실제 팔과 다리의 말초 신경에 문제가 없어도 환자는 팔과 다리의 감각증상을 느끼게 됩니다.

이들은 자신의 병을 우울증, 만성위염, 목 디스크 심지어는 중풍이라고 생각하여 병원을 찾지만, 말초신경검사와 목과 머리의 MRI에서도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듣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게 됩니다. 정작 환자 본인은 자신의 오래된 두통이 이러한 증상과 무관하다고 생각하여 의사에게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통 자체와 더불어, 편두통의 동반 증상들도 꾸준한 편두통 예방치료와 스트레스관리를 통해 호전됩니다.

편두통은 특히 여성에서 유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여상에서 폐경 이후 두통이 좋아지므로 치료가 꼭 불가능한 병은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 개선입니다. 심리적인 스트레스 외에도, 무리한 운동도 두통을 유발할 수 있고, 조미료가 많은 음식이나 와인, 치즈, 불규칙한 식사와 다이어트, 수면 부족도 두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은 대개 감기만 걸려도 심한 두통으로 고생하고, 작은 수술조차도 큰 스트레스가 되어 두통을 일으킵니다. 약물도 유발요인이 됩니다.

항상 무리하지 않는 절제된 생활 태도와 매사에 욕심내지 않는 느긋한 마음가짐, 그리고 적절한 약물요법이 병행되어야 편두통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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