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눈은 끝을 모르는 아득한 깊이

아리아드네 실타래를 풀어도 닿지 못할

어둠 까마득한 깊이 속으로 나는

자꾸 빠져든다 가문 강에 피라미

뛰듯 뛰는 네 맥박 끼니마다 고봉밥

미어지게 떠 넣어도 미동도 없고

수면 아래에는 무엇이 살까 무엇이

살까 내 속에는 네가 닿을 수 없는

어둠이 있고 떠먹여주어도 받아먹을

입이 내겐 없고 먼산바라기 네 눈빛

껴안고 싶어도 내겐 두 팔이 없고

`현대문학` 2009년 6월호

거울 앞에 서서 가만히 자신을 들여보라. 피사체인 자신에게는 존재하는데 절대 평면인 거울에는 복원되지 않는 무엇이 분명 있음을 느낄 것이다. 우리의 가슴 속 까마득히 깊은 곳에서 치고오르는 그 무엇, 이를테면 그리움이나 사랑이나 절망, 설

레임, 환희 같은 우리 내면의 정서들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비춰볼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거울 앞에서 객관적 현상의 한계를 초월한 그 어떤 세계, 무궁한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시인>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