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죽도시장을 비롯한 안동, 경주등 도내 전통시장 상인들이 실종된 설특수에 울상을 짓고 있다.

설 단대목을 맞아 경기불황에다 나흘째 계속된 궂은 날씨가 겹치면서 잔뜩 기대했던 명절특수는커녕 손님 보기조차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비가 내리는 11일 오전 죽도시장 내 수산물 도매시장은 설이 코앞에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게 한산했다.

간간이 차례 음식을 마련하기 위해 장을 보는 이들도 보였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가격만 물어볼 뿐 지갑을 열지 않았다.

돔배기를 파는 한 상인은 “나흘째 계속되는 비로 인해 상점을 찾는 손님도 없는데다 그나마 가뭄에 콩 나듯 온 손님마저 가격만 물어보고 돌아서기 일쑤”라며 “이렇게 장사가 안된다면 굶어 죽기 십상”이라고 한숨을 토로했다.

같은날 오후 2시 안동의 최대 전통시장인 안동신시장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

상인들은 설준비 손님맞이를 위해 상점마다 물건을 잔뜩 쌓아 놓았으나 하염없이 내리는 눈비때문인지 오가는 시민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북부청과를 운영하는 남길섭씨(52·안동시 남부동)는 “가뜩이나 경기가 안좋아 매출이 떨어지는 판에 설상가상 날씨 마저 도와주지 않아 죽을 맛”이라며 “이번 설대목은 한마디로 죽쑨 대목”이라고 푸념을 널어놓았다.

오후 4시 경주 성동시장 옷가게 골목도 상인들이 내뿜는 한숨소리만 가득하다.

N옷가게 주인 박모씨(60)는 “손님을 봐야 팔든지 말든지 할건데 올해는 손님구경하기조차 힘들다”며 “손해인것 뻔히 알면서도 죽지못해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그러나 남은 기간 반짝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이창혁 죽도시장연합상인회 사무국장은 “계속된 궂은 날씨로 인해 올해의 경우 설대목 특수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찾는 손님이 없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설대목이 이틀 정도 남아있는 만큼 날씨가 개고 나면 많은 시민들이 찾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들도 궂은 날씨 때문에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제수용품 가격에 마음이 무겁다.

주부 진희정(49·포항시 북구 학잠동)씨는 “아무래도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보다 제수용품 값이 싸기 때문에 전통시장을 찾았다”며 “하지만 날씨 때문인지 껑충 뛰어오른 가격에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김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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