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준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
두 나라 화폐의 교환비율인 환율은 자본의 국제화와 무역자율화 조치로 거시 경제지표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 사실 환율이라는 매개변수가 없이는 무역과 자본의 이동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렇게 중요한 환율을 국내외 예측기관들과 경제학자들은 다양한 경제이론과 통계기법을 이용해 보다 정확하게 전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 발발 이후 2009년 3월에 원/달러 환율은 1천570원대까지 급상승해 위기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이후 추가적 하락세를 시현해 올해 1월 중순 1천119원대까지 하락 심리적 마지노선인 1천100원대 밑으로의 추가 하락 여부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었다. 이른바 `환율 효과`로 작년에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를 이끌어낸 대다수 수출기업들은 최근까지 계속되었던 환율 하락으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그렇다면 올해 원/달러 환율은 계속 하락할 것인가? 우선, 올해 지속적인 중국 경제의 성장과 세계 경제의 완만한 회복이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작년에 비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축소되겠으나 여전히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이 꾸준히 국내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며, 중국 위안화도 중국 대외 무역거래 회복과 대내외 절상 압력에 따라 소폭 절상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여지는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현재 국내외 금융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고 美 상업용 부동산 부실문제와 우리나라 가계·기업부실 문제, 향후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으로 국내에 유입된 캐리 자금의 유출 가능성 등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나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하락 요인이 상승 요인보다 우세할 전망이다.

지속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경우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 것인가?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경우 기업들은 환차손, 채산성 악화, 수출물량 감소, 수출단가 인상으로 인한 거래선 이탈 등의 경영상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중소기업인 경우에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을 포기하거나 적자인 상태로 수출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비해 기업들은 우선 수출물량 감소를 내수시장 판매확대로 극복하려는 노력과 함께 전략적인 R&D 활동을 통해 수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환위험과 통상마찰을 회피하고 저렴한 해외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해외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환위험 관리와 관련해 원/달러 환율이 하락 추세인 상황에서 수출기업들은 수출로 받은 외화를 빨리 팔아야 하고 수입기업들은 해외에 수출대금 송금·결제 시기를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때까지 미루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율이 급등락할 경우의 컨틴전시 플랜도 중요하며, 환차손뿐만 아니라 환차익이 발생할 경우도 감안해서 포괄적인 외환관리를 해야 한다.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한국에게 수출은 핵심적인 성장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기를 계기로 지나친 수출 의존도는 독이 될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하겠다.

따라서 기업과 정부는 수출 증진과 더불어 내수기반 확대에도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수출과 내수가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 불확실한 세계경제에 닥칠 어떠한 난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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