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덕순포항불교대학 부학장
우리나라에 불교가 들어 온 지 1700년이 다되어 가고, 불교가 소위 민족 전통종교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 불자들이 불교를 얼마나 믿고 심취하고 있을까?

세계 3대 종교 중에서 교리를 믿는 종교는 불교가 유일하고, 나머지 서양 종교들은 모두 신을 믿는 종교로서 신이 천지 만물을 창조한다고 믿고 있다. 티벳의 불자들은 대단한 신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험준한 히말라야산맥을 넘어 눈과 얼음으로 덮인 천여리 길을 오체투지로 삼보일배를 하면서 성지를 찾아가는 순례자들을 우리는 잘 보지 않았는가! 그러면 우리나라 불자들은 왜 온몸을 던지는 믿음을 갖지 못할까?

필자가 보기에는 그 이유가 불교의 가르침인 연기(緣起)와 윤회(輪廻)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 라고 생각한다. 불교의 근본교리는 현실에 충실하고 착하게 살면 선업(善業)을 쌓고 복(福)을 받아서 잘살게 된다고 한다. 또, 다음 생에 보다 나은 몸으로 태어나 좋은 세상에서 살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인과 관계를 말하는 연기(緣起)의 이치요, 윤회(輪廻)의 가르침인 것이다.

불교의 세계관을 보면 모두 여섯 개의 세계가 있는데, 제일 위에 천인들이 사는 천상계가 있고, 다음이 우리 사람이 살고 있는 인간계가, 그 아래에 아수라계, 축생계, 아귀계, 지옥계가 있다고 한다. 이것을 우리는 육도라 하고 윤회하는 삶을 육도윤회(六道輪廻)라고 한다. 우리나라 불자들이 이 윤회에 대해서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 같다. 사람이 살다가 죽으면 그만이지 뭐 전생이 있고 내생이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인도의 갠지스강 상류에는 죽은 자의 시신을 화장하여 뿌리는데 하류에는 세수를 하고 목욕을 하는 성지 중의 성지이다.

부처님께서는 중도를 말씀하시면서 유무중도(有無中道) 같은 형이상학(形而上學)적인 것은 논란할 가치가 없다고 하여 침묵하셨다. 이것을 우리는 무기설(無記說)이라고 하지 않는가.

이런 점은 스님들이나 불교지도자들이 부처님의 깊은 사상(思想)과 이치(理致)를 우리 불자들에게 각인(刻印)시켜주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 우리가 짧은 일생을 사는 것보다 내 생에 더 오랜 세월 더 좋은 삶을 위해서는 이생에서 많이 갈고 닦아 선업을 쌓아간다면 다음 생에는 분명히 좋은 삶이 보장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육도 중에는 천상계에서 보다 인간계에서 더 선업을 쌓을 수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천상에서는 수행의 필요를 못 느끼지만 우리 인간들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기에 더 많은 수행을 하고 베풀어 선업을 쌓을 필요를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거칠불의 가르침인 `再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라고 했다. 이것을 풀이하면 `모든 나쁜 짓을 하지 말고 온갖 착한 일들을 받들어 행하여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라.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는 칠불통계(七佛通戒)의 말씀과 같이 스스로는 물론 모든 사람들이 착한 일을 베풀어 하면 선업을 쌓을 수 있다는 대승불교의 가르침을 우리는 마음속 깊이 새겨서 불국토(佛國土)가 이룩되는 그날까지 정진(精進) 또 정진할 것을 한 번 더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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