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연애를 해야 하나 봐요”

“이제는 정말 괜찮은 사람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난 엄지원은 이제는 연애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MBC 수목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이하 `아결녀`)에서 모든 것을 갖춘 `백마 탄 왕자님`과의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여자, 정다정 역으로 출연 중이다.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동시통역사인 정다정은 머리숱이 많고 키도 크며 돈도 많은 재벌 2세와의 로맨스를 꿈꾸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결혼에 목을 매다가 오히려 사이비 무당에 `홀라당` 속아 굿도 하고, 그러다 잠복 중인 기자에게 들켜 뉴스에 얼굴이 나가면서 전국적으로 망신살이 뻗친다. 정다정은 그래도 결혼에 목숨을 건다.

“하하. 연애관에 대해 저와 다정이는 조금 달라요. 제가 그동안 영화가 좋아서 영화와 일에 빠져 지내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보니 제가 벌써 34살이 됐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출연하는 진희랑 `이제는 우리 정말 연애를 해야 하나봐`라고 말하곤 해요.”

연애관과 관련해 정다정과 엄지원 사이에 차이점이 있는지 물어봤다. 드라마 속 정다정처럼 그의 눈빛이 순간 반짝이기 시작했다.

“저는 코드가 잘 맞는 사람? 뭔가를 막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 그런 사람이 좋아요.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 저는 연애를 하게 되면 상대방의 장점을 많이 보는 편이거든요. 자라온 환경이 달라서 각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이 다를지라도 결국은 윈윈(win-win)하는 그런 사람이 좋아요”

7년 만의 드라마 복귀에 푼수인 정다정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동안 남자 이야기 속의 여자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여자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또 현실 속의 저와 같은 화두를 가져가는 역도 연기해보고 싶었고요. 그러던 참에 다정이 역으로 캐스팅 제의가 왔어요. 대본 속의 다정이는 저와 다른 점도 있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하고 있더라고요. 연애와 결혼에 여러 난관을 겪지만, 그 모습이 사랑스러웠어요. 덕분에 촬영장에서 즐겁게 촬영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아결녀`의 시청률은 저조하다. 30대 중반 미혼 여성들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생각, 일과 사랑에 대한 생각을 여성의 시각으로 풀어낸 드라마라는 평을 받지만, 대진운이 좋지 않은지 평균 시청률이 5% 내외다. 경쟁작은 최근 인기 돌풍을 일으킨 KBS `추노`다.

엄지원은 지난달 14일 열린 `아결녀` 제작발표회에서 `추노`의 장혁이 잘 단련된 근육을 자랑하는 데 대항하고자 `아결녀`에서 슬립 차림으로 등장하겠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말하긴 했죠. 시청률이 잘 나오면 좋을 텐데. 하하. 그러나 이제 저희 드라마의 시청률도 곧 반등할 거라고 생각해요. 다정이와 신영이 등의 연애가 시작되면 더 재미있을 거예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