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판매율 저조·스폰서 이탈 등 흥행불안 현실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없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속빈 강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우즈의 일탈로 인해 PGA가 혹독한 시련을 겪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우즈는 신년초 두 세개 대회에는 불참하고, 1월 마지막주에 열리는 샌디에이고 토레이 파인즈 골프코스에서의 경기를 그해 자신의 첫 출전 경기로 삼곤했다.

이 때문에 `뷰익 인비테이셔널`로 알려진 이 대회는 PGA 투어 시즌 초기의 가장 중요한 대회로 자리매김돼 왔다.

그러나 올해 우즈가 불참하는 이 대회는 티켓 판매율이 저조할 뿐 아니라, 후원기업들이 대회장에 설치하는 텐트 역시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

대회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이 대회의 티켓 판매율은 우즈가 이 코스에서 마지막으로 경기했던 2008년(2009년에는 무릎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았음)과 비교할 때 20%나 줄었다. 그 뿐만 아니라 경기 침체의 여파로 GM이 타이틀 스폰서를 반납했기 때문에 새로운 후원자를 찾아야 했던 PGA측은 지난주 쥬리히 파이낸셜 서비스의 자회사격인 파머스 인슈어런스 그룹과 350만 달러에 가까스로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과거 GM이 제공했던 금액의 절반에 불과한 액수다.

우즈의 공백은 골프팬들의 급속한 이탈을 가져올 조짐도 보이고 있다.

2010년 첫 PGA 대회인 SBS 챔피언십은 시청률이 전년 대비 21%가 줄었고, 이어 열린 소니 오픈도 30%의 시청률 급감을 기록했다.

이들 두 대회는 과거에도 우즈가 참가하지 않았지만 이 같은 시청률 저조는 핵심 골프 팬들이 급속히 빠져 나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우즈가 프로로 전향한 1996년 당시 PGA의 총수입은 3억200만 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우즈가 PGA 투어의 새로운 전설을 써왔던 지난 10여년간 수입은 급증해 2008년에는 9억8천100만달러로 늘어났다.

대회 총 상금액도 7천만 달러에서 2억7천700만 달러로 4배 가량 증가했다.

이로 인해 PGA는 미 전역에 11개의 새로운 TPC 코스를 개장했고, 코스들의 운영수입이 늘어나면서 비 영리단체인 PGA의 자선단체 기부금도 1억900만 달러에 달하게 됐으며 많은 꿈나무 골퍼들을 키우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가뜩이나 스폰서를 구하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PGA측은 올해 간신히 2009년과 같은 수준인 46개 정규대회 유치에 성공했지만 선도적인 기업 스폰서를 구하는 데는 실패했고 총상금액도 2억7천80만 달러로 전년에 비해 390만 달러가 줄어 들었다.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인 토니 폰투로는 “앞으로 100만 달러 이상의 1등 상금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