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일선 초중학교 운동부 선수들이 전지훈련이나 대회출전시 구미 금오중학교 버스사고와 같은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선수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경북도내 초·중학교들의 대다수가 체육저변확대 및 학생 경기력 향상 등을 위해 운동부를 운영하고 있으나 예산부족 등으로 학부모와 동문회, 지역 유력인사들의 기금 등으로 어렵게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 학교 운동부는 대회출전이나 훈련 등을 위한 자체 버스 등을 확보하지 못해 학부모나 코치 감독 등의 개인차량이나 오래된 노후차량을 구입해 운영중이어서 구미 금오중과 같은 사고위험을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3일 오전 7시께 제주도에 동계전지훈련을 갔던 구미시 금오중학교 축구선수단(감독 함영태) 36명을 태운 버스가 제주시 남문로타리 중앙로 부근 3층 건물인 1층 상가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 버스 운전자인 코치 윤·백모씨 2명과 선수 34명 등 3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교육청에서 연간 1천200여만원, 구미시체육회로부터 연간 300여만원 지원을 받고 있어 운동부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모자라는 운영비를 학부모들이 매월 평균 40만여만원의 자발적인 형태의 출연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98년 금오중 축구부 학부모들이 지발적으로 십시일반의 기금을 마련, 이번 사고 버스를 구입했다.

이처럼 열악한 재정운영을 극복하기 위해 별도의 운전사를 채용할 수가 없어 학부형들의 권유로 윤석기 코치가 대형운전면허증을 따 선수 이동시 이용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포항과 영덕을 비롯한 경북도내 대부분 학교들이 비슷한 상황이다.

포항의 경우도 D고는 버스가 노후돼 최근 폐차했고 또 다른 D고와 O고 등은 자체 버스가 없어 코치와 감독이 직접 자기차량을 운전해 학생들을 수송하고 있다.

영덕의 K고 역시 자체 버스가 없어 수년전부터 학부모들이 낸 기금으로 노후 버스를 구입, 대회출전시 학부모가 운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영태 구미 금오중 축구부 감독은 “우리나라 전국 국·공립학교의 축구부 운영은 금오중 축구부 실태와 거의 비슷한 처지”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운동부를 운영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재정을 갖출 수 있는 법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이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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