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대 가난했던 이들이 주인공
노씨가 쓴 `가난한 이의 살림집`(청어람미디어 펴냄)은 가난했던 시절의 가난했던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1970~1980년대 가난한 민가를 찾아 10여 년간 전국을 돌아다닌 저자는 이 집들과 그곳에서 살아가던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저자가 사진으로 찍고 글로 담은 이 집들에는 고단한 땀 냄새가 배어 있다. 어엿한 동네에 어엿한 집을 지을 만큼 여유가 없어 그늘진 곳에 몸을 겨우 누일 만한 집 한 칸을 짓고 살던 사람들의 아픔과 외로움, 생활의 어려움이 녹아 있다.
이 책에는 각 지방에 대한 저자의 풍부한 경험과, 향토색 짙은 사투리 및 우리말들이 많이 표현돼 그네들의 삶을 더욱 생동감 있게 전해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함께한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몸으로 직접 보여주고, 우리가 현재 이 사회에서 겪는 갈등과 아픔이 어디에서 시작했는가를 찾아보면서 “응어리 있는 아픔들을 풀어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가난한 이들이 처음 외딴집으로 나와 차부와 간이역을 거쳐 도회나 신흥 공업지역으로 이동하고 오늘날 어떤 주거 형태로 정착했는지, 그리고 그들이 살아온 과정과 현재 살고 있는 모습을 알아보는 일은 개인의 관심을 넘어 우리가 함께 짚어보고, 앞으로도 더 연구하고 찾아내야 할 과제로 남는다고 저자는 밝힌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청아람미디어 刊, 1만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