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춘 / (주)슈가버블 대표이사

지난 9일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인 CES 2010 전시장을 방문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10년이 얼마나 긴 세월인지 압니까? 10년전 삼성은 지금의 5분의 1 크기의 구멍가게 같았습니다. 까딲하면 다시 10년 전 구멍가게가 됩니다. 삼성그룹의 10년 후 준비는 턱도 없습니다. 아직 멀었습니다.”

이는 삼성을 포함한 한국사회가 지금까지의 성공에 안주하거나 도취해서는 안되며,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인식해 고쳐나가지 않으면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암시한 말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미국발 금융위기로부터 야기된 세계적인 경제공황속 에서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내왔다.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속에서도 우리 경제가 크고 작은 고비들을 잘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탁월한 리더십과 정부의 올바른 정책수행, 세계시장의 높은 벽에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한 기업과 기업가들, 일류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한 연구진과 노동자들, 그리고 이들 인력을 키워낸 교육열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이건희 전 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우리가 이러한 단기적인 성과에 만족하고 안주하여 세계적인 변화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그 큰 흐름에 동참하지 못할 경우, 우리는 10년 후의 밝고 희망찬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의 초 일류 기업 및 초 일류 국가들의 흥망성쇄의 과정을 살펴보면 우리에게 많은 점들을 시사해 준다. 1980년대 세계를 주름잡았던 미국의 팬암항공과 일본의 소니 TV, 스웨덴의 사브 자동차 등을 3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되짚어 보면, 팬암항공은 1991년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 신청을 한 후 폐업하였으며, 소니는 더 이상 세계 최고가 아니고, 사브 브랜드는 미국 GM에 매각되었다가 최근에 다시 중국의 베이징자동차로 넘어 가는 비참한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 최근호는 세계적인 굴지의 브랜드인 모토롤라, 코닥, 뉴스위크 등도 매우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고 전하고 있다. 국가 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그 동안 세계 경제의 맹주 역할을 해오던 미국은 금융위기를 통하여 그 힘이 매우 약화되었고, 일본은 장기불황에 허덕이며 디플레이션의 위험에 처해있으며, 1인당 GDP가 5만불이 넘던 초 일류국가인 아이슬랜드는 국가 파산상태에 이르러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사태가 초래되었다. 이렇듯 한 시대를 호령하던 글로벌 기업이나 초 일류 국가들도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그 흐름에 동참하지 못할 경우 곧 바로 쇄락의 길로 들어섬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세계적 경제상황의 흐름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혼돈과 혼란의 시기이며, 세계 경제의 틀을 다시 짜는 격동의 시기라고 말할수 있다. 세계경제는 지금 근본적으로 재설정되고 있으며 새로운 틀을 짜는 과정에 놓여 있다.

이러한 새로운 경제상황의 흐름 속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지금 보다 더 나은 나라, 선진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화에 잘 대처함은 물론 변화를 주도하는 이니셔티브를 확실하게 틀어쥐어야 한다. 허겁지겁 변화를 따라가는 종속변수가 아닌 변화를 주도하는 독립변수 위치에 서야만 명실상부한 강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세계 10대 무역강국이자 G20 의장국 지위 하에서 새롭게 맞고 있는 세계적인 경제질서 재편과 변화의 흐름은 우리에게 초 일류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음을 인식하여야 한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숨가쁘게 변화하는 시대속에서, 10년 앞을 내다보는 일 자체가 무모한 일일지 모르나 그렇다고 미래를 전망하고 대비하지 않는다면 쇄락만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미래를 위해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게 준비하여 미래의 변화에 잘 대처함은 물론 변화를 주도하는 이니셔티브를 확실하게 갖고 간다면 10년 후엔 초 일류국가의 반열에 우뚝 서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