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10일 정운찬 국무총리는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심정으로 발표문을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이날 당·정·청 8인 회동 외에는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머물며 발표 문구를 다듬고 최종안 발표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총리 지명 후 소신 발언으로 세종시 문제를 수면 위로 급부상시켜, 취임 후 100여일간 작년 하반기 정국을 뒤흔든 최대현안의 중심에 서 있었다.

`세종시 총리`로 지칭할 만큼 세종시 문제에 `올인(다걸기)`하는 과정에서 마음고생도 심했던 그였다.

충남 공주 출신인 정 총리에게 한때 `매향노`라는 비난이 제기되는 등 반대 여론의 뭇매를 고스란히 맞았던 것.

국가와 충청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수정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과 고민은 컸지만, 오히려 최종 발표를 앞둔 최근에는 지인들에게 종종 홀가분한 심정을 표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최근 사석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며 “발표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그는 지난 8일 충청 출신 지인들과 가진 저녁 자리에서도 노고에 대한 격려가 이어지자 “그동안 많은 의견도 들었고 고민도 많았는데 (세종시 수정에 대한) 진정성이 잘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언론 보도만 봐도 충청권은 특별한 선물을 받은 것 같다”는 한 지인의 격려에 “특별한 선물은 아니더라도 그동안의 노력만 알아줘도 감사할 것 같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작년 9월 3일 지명된 이후 오늘이 가장 마음이 편안하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정 총리가 용산참사 희생자 빈소를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하고 돌아온 날이기도 했다.

세종시와 용산참사 해결은 그의 취임 초반 양대 과제였다. 그런 만큼 용산참사가 작년 연말 극적으로 타결되고 세종시 수정작업도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어 무거운 등짐을 내려놓는 심정을 표현한 것이다.

다만 `신(新) 세종시` 계획을 담은 `세종시 특별법`의 국회 통과 과정이 남은 가운데 야권은 물론 여권 내 친박(친 박근혜)계의 반대로 난항이 예상되고 있어 이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정 총리의 숙제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정 총리는 이날 발표 준비와 더불어 충청 주민과 정치권에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 위해 충청 지역 방문을 포함하는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 총리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발전방안(수정안)이 호응을 얻고 국회에서 통과할 수 있을지 또다른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