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7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세종시) 원안이 배제된 안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시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구매일 주최 재경(在京)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세종시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 같이 원안고수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전 대표는 정부의 수정안 발표 이후 한나라당이 이를 당론으로 채택할 경우에 대해서도 “엄밀히 말하자면 당론을 뒤집는 것”이라며 “그렇게 당론을 만들어도 저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9부2처2청 이전을 골자로 하는 원안의 골격을 흐트러뜨리는 수정안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한나라당 내에서 정부 수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더라도 이에 개의치 않고 독자적 행보에 나설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오는 11일 수정안을 발표하더라도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의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대표는 또 친박(친박근혜)계 중진인 홍사덕 의원이 제안한 `5-6개부처 이전 방안`에 대해서도 “저와 논의한 적 없는 (홍 의원) 개인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그는 “주호영 특임장관 등 정부 인사로부터 세종시 수정안을 전달받았느냐”는 질문에 “제 입장이 분명한데요..”라고 말해, 정부가 설득에 나서더라도 기존 입장에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처리 시점을 2월 이후로 연기하자는 당내 주장과 관련해선 “어떻게 할지 저는 모르겠다”고 답변을 피한 뒤 “어떤 경우든 신뢰가 기본이 돼야 화합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신년교례회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정정길 대통령실장, 주호영 특임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 대구·경북지역 주요인사들이 이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