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영일고 1
경주에 있는 양동마을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봉사활동을 갔다 온 다른 반 친구들에게 많이 들었다. 양동마을에 가서 쓰레기를 줍고 문화재를 탐방한다는 친구들의 말을 듣자 괜히 소풍가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양동마을에 가서 열심히 봉사 하자는 마음만은 잊지 않았다.

버스에 내리자마자 짜증이 확 밀려왔다. 뜨거운 햇빛을 보자 무작정 그늘을 찾았고, 곧 이장님이 우릴 반가운 표정으로 반겨주셨다. 이장님의 배려로 우리 모두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에 서서 이장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이장님의 말씀 중 조선시대부터 약 500년 동안 양동마을에는 그 후손들이 살아가고 있으며, 양동마을 전체가 유네스코로 지정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새삼 양동마을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우리나라의 국보인 것도 대단한데 세계유산으로까지 지정되면 정말 대단할 것 같다. 그리고 난 후 조를 짜서 쓰레기봉투를 하나씩 쥐고 각 팀마다 흩어져 쓰레기를 주우러 다녔다.

나를 포함한 친구들과 뜨거운 햇빛을 마주하여 길을 걸으며 쓰레기를 찾기 위해 사방팔방 밑을 쳐다봤지만 쓰레기를 찾는 것이란 쉽지 않았다. 흔히 내가 사는 아파트 주변이나 동네 주변에는 고개만 돌리면 길가에 쓰레기가 있는데 어찌 된 것인지 양동마을은 너무 깨끗하였다. 간간히 보이는 쓰레기 조각들이나 휴지 조각들이 반갑기까지 하였다. 쓰레기를 주울 때 마다 산에 둘러싸인 마을이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그리고 문득 외갓집 생각이 났다. 비록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지 4년이 지나 외갓집 주변의 동네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 했지만, 양동마을 보니 새록새록 기억이 떠올랐다.

길을 걸을 때마다 시골냄새 하며 외갓집과 비슷해 보이는 집 구조와 지나가시는 동네 어르신들을 보며 옛날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생각났다. 생전 살아계실 때 후회 안하도록 효도 할 걸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나가는 동네 어르신들께 고개 숙여 인사를 하였다. 인사를 할 때마다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여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계속>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