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이미지를 결정짓는 요소 가운데 기본은 기초질서라 하겠다. 대한민국의 기초질서는 어느 정도일까. 아마도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하위권에 머물지 않을까 싶다. 경북매일신문이 `선진 일류 시·도민이 됩시다`라는 타이틀을 걸고 생활 속 기초질서 지키기에 나선 것도 그런 이유다.
기초질서 가운데 한줄서기 운동은 가장 지켜지지 않는 것 가운데 하나다. 특히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서 서서 기다리다 보면 먼저 왔는데도 줄을 잘못 서서 업무가 늦어지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곤 한다. 한 줄로 서서 차례로 ATM기 앞으로 가면 기다리는 순서대로 되지만 ATM기 앞에 개별로 줄을 서면 상황에 따라서는 늦게 온 사람이 먼저 업무를 마치는 경우도 있게 되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2시께 본사가 취재한 포항도심의 한 은행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목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연말 각종 공과금과 연휴 기간에 사용할 현금 출금 등을 위해 몰린 고객들로 은행 한 쪽에 설치된 ATM서비스 코너는 북새통을 이뤘다는 것. 그러나 이날 각각의 ATM기마다 너덧 명이 줄을 서 있는 등 몰리는 고객들로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 지루하게 이뤄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객들 사이에는 좀 더 짧은 줄로 새치기하려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치열하게 펼쳐졌고 자신의 바로 앞에서 이용하는 고객의 시간이 늦어지면 곳곳에서는 한숨마저 터져 나온 것으로 취재결과 나타났다. 결국 여러 건의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일부 고객은 눈칫밥(?)에 슬며시 또 다른 줄로 이동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한 줄로 서 있다 빈 창구가 생기는 대로 먼저 줄을 선 사람이 일을 처리하게 되면 문제가 되지 않을 상황이지만 모두다 한줄서기를 생활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피해다. 이처럼 기초질서가 생활하 되지 않으면서 입게 되는 정신적 피해와 경제적 손실은 무시할 수 없다.
ATM기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한 줄 서기를 적용하면 상대적으로 1인당 대기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어 고객 불편이 크게 해소될 수도 있다고 한다. 새해에는 ATM기기에서부터 한줄서기 운동을 생활하는 시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