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순제2사회부
요즘 안동지역에 당국의 단속이 느슨한 틈을 타 좀도둑들이 곳곳에서 날뛰고 있다. 갑작스런 도둑의 창궐은 방범순찰대 전격해체로 인한 인력부족에 원인이 있을까, 아니면 농·축협 조합장은 물론 지방선거까지 임박해 경찰 업무의 초점이 바뀐 것 때문일까.

지난달 19일 안동시 태화동 K부동산 조모(42)씨는 출근하자마자 깜짝 놀랐다. 출입문은 멀쩡한데 대형유리가 성인이 들락거릴 만큼 뚫리는 등 아수라장이 됐기 때문이다. 앞서 태화동 3택지 인근 정모(41)씨도 7차례에 걸친 도둑의 출몰에 120여만원을 들여 보안용 CCTV를 설치했다. 물론 신고도 2차례나 했다.

도둑은 방범초소와 불과 20여m 거리에서도 서슴없이 절도를 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정씨는 출동한 경찰이 사진 한번 찍고 문단속 잘하라는 말만 한 뒤 기별이 없자 아예 잠복을 하며 도둑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도산면 퇴계 종택 상갓집에 모인 문상객들의 화제는 주로 극성스런 도둑이었다.

이모(76)옹은“잠시라도 집을 비워 놓을 수가 없다. 흉흉해진 민심이 순박한 이웃들에게 자꾸만 번져 나갈까 걱정이다”고 넋두리 했다.

훔쳐가는 물품 흔한 은수저 세트, 컴퓨터 모니터, 동전 저금통, 전기면도기 에서 녹슨 자전거까지 가리지 않는다.

이에 대해 경찰은 “처리할 사건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숙제가 산더미처럼 밀려 있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하지만 경찰의 안타까운 심정은 이해되지만 지켜보는 시민들의 눈초리는 점점 예사롭지 않게 변하고 있다.

거창한 실적위주의 사건 처리보다 좀도둑 잘 잡는 경찰이 진정 시민들의 지지와 애정을 받지 않을까. 경찰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안동/gskwo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