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변비약과 감기약 등에 쓰이는 부성분이 성기능 발달을 방해하고 수컷의 생식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보건당국이 다른 물질로 대체를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해외 일부 국가에서 사용이 중단된 의약품 부성분 디부틸프탈레이트(DBP)에 대해 단계적으로 제거하거나 다른 성분으로 대체하도록 업계에 권고했다고 28일 밝혔다.

DBP는 의약품이 인체에서 녹는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코팅제로 쓰이는 부성분이다.

최근 DBP가 프탈레이트 등 환경호르몬, 즉 내분비계 교란물질과 유사한 성질이 있어, 태아의 성발달을 방해하거나 수컷의 생식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잇따라 발표됐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이달초 의약품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고 DBP를 단계적으로 `퇴출`키로 결정했다.

또 식약청은 이 성분이 들어 있는 변비약 `둘코락스에스 장용정`(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감기약 `헤브론에프 정`(삼아제약), `아사콜디알 정 400㎎`(대중제약) 등 20개 제품의 설명서에 이 같은 생식독성 가능성을 명시하도록 했다.

앞서 지난 2007년 식약청이 마련한 의약품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에서도 DBP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장했으며 화장품의 경우 이미 2006년 4월 이후 배합금지(사용금지) 성분으로 지정됐다.

식약청은 그러나 “동물실험에서 DBP의 생식독성이 의심되지만 발암성 등 치명적인 독성은 보고된 바 없다”며 “지난 2006년 독일에서 수행된 연구에 따르면 의약품 속 DBP는 소량이어서 태아의 성발달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