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시설현대화사업(아케이드)이 지역 구·군청의 관심부족으로 상당수 외지업체가 수주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내년에 발주하는 송현주공시장(10억 원)과 대동시장(19억 원) 등 10여 건의 공사도 올해와 같은 방식으로 발주할 경우 또다시 외지업체로 넘어가는 전철을 밟게 돼 이에 대한 지자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대구 달서구청은 공사금액 20억 3천600만 원의 와룡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을 공사전체 금액의 10%를 부담하는 와룡시장 상인회에 위임, 발주처로 하고 계약대행 방식으로 지난 14일 입찰공고를 했다.

이 공사는 와룡시장에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바닥을 정비하는 단순한 공사인데도 달서구청은 상인회의 요청에 따라 입찰참가자격을 금속구조물·창호공사업(전국) 및 10억 이상 실적업체로 제한했다.

이 같은 건축공사업 또는 턴키입찰방식(금속구조물·창호공사업, 과도한 실적제한)으로 인해 사실상 수주실적이 취약한 지역 전문건설업체는 입찰에도 참가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됐다.

지난 2002년부터 일선 구·군청에서는 전통시장 아케이드공사를 전문성 공사(금속구조물 70% 이상)와 그 부대고사를 일반건설업으로 확대·해석해 일반건축공사업으로 발주·시공하는가 하면 시공실적이 일부 소수 특정업체만이 가지고 있는 것을 이용해 원천적으로 지역전문건설업체를 배제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지역에서 발주된 칠성시장 2차 아케이드 설치공사(30억 원)의 경우 조달청에 의뢰해 단체수의계약으로 서울지역업체인 (주)원창건설 등 3개 업체가 수주했으며 또 다른 5건의 공사도 일반건축공사업자에게 발주됐다.

또 중구청은 서문시장 아케이드공사(1차분 52억 원)를 상가연합회에 위임하며 3년간 20억 원 실적으로 제한해 경기지역업체인 (주)에스아이테크놀로지가 수주했다.

동구청은 동구시장 환경개선사업(27억 원)도 시장상인회에 위임하며 3년간 실적 30억 원으로 제한해 충북지역업체인 (주)비엠이 수주했으며 남구청에서 발주된 3건의 공사도 일반건축공사업체에 발주되는 등 지역업체들이 수주에 참여도 하지 못했다. 게다가 공사를 수주한 타 지역업체들은 공사를 추진하면서도 지역전문건설업체들을 배재하고 외지하도급업체를 이용하며 지역업체의 기술전수기회마저 박탈시키는 등 지역경기 활성화에 역행하고 있다.

이에 반해 대구시는 올해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 지하철 3호선을 발주한 대구시는 지역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공사구간을 8개로 분할해 지역의 많은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 참가업체 비율도 40% 이상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또 낙동강 살리기 사업에 지역업체의 참여율은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대구시는 최근 지역경기부양과 지역건설경기 활성화 등을 위해 낙동강 살리기 사업 시공업체인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대우건설과 간담회를 갖고 하도급 확대 및 인력과 장비 참여확대를 요청했다.

이처럼 지역 경기부양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사이에도 일선 구·군청은 사업비의 90%(국비 60%, 지방비 30%)를 지원하고 사업지의 10%를 부담하는 상인회에게 위임하는 등 행정편의주의로 일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건설협회 대구지부 김용호 사무처장은 “지자체에서 지역업계를 보호·육성하기 위해서는 40% 이상 지역 공동도급제도 및 6억 이하 전문공사의 지역제한 입찰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관련업체가 지역에 150여 업체가 있으나 실적제한 등으로 원천적으로 지역업체 참여를 차단하는 바람에 지역업체가 실적을 쌓을 수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어 이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경훈 대구시의원은 “대구시에서 지역 경기활성화를 위해 지하철 공구도 분할하는 마당에 구·군청에서는 오히려 대구시책을 역행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지역에서 발주되는 아케이드 공사의 경우 구·군청이 직접 발주하며 지역제한과 의무공동도급제를 적극 활용해 지역 전문건설업체가 반드시 공사에 참여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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