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아포항여명로타리클럽홍보위원장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유난한 것은 어디서든 실감할 수 있다.

며칠 전 도서관에 갔다가 초등학생을 만났다. 나는 영어로 된 책과 단테와 같은 어려운 책을 읽는 초등학생에게 운동화 끈이 풀렸다고 말하자 초등학생은 신발끈을 못 묶는다며 아버지가 해 주는 거라면서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대여섯 살이면 시작하는 신발끈 묶기를 초등학교 고학년이 돼도 못하는 아이의 뒤에는 책만 읽어 공부만 잘하면 그만이라는 부모가 있다. 이 아이에게 당장 필요한 교육은 책을 덮고, 밖에 나가서 뛰어노는 것이다.

우리나라 어린이 책은 아이들이 들기에는 무겁고 딱딱한 양장본이 많다. 왜일까? 어린이가 아니라 부모들이 아이들의 책을 골라주기 때문이다. 어린이들한테 스스로 책을 고르는 즐거움이 없다. 부모들이 읽으라고 권하는 책을 따라 읽는 학습이 있을 뿐이다.

어린이들은 읽고 싶은 책을 읽을 권리도 있어야 하지만 그에 앞서 자연 속에서 맘껏 뛰어노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 이 자유가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더 교육적이다.

아이들이 제 힘으로 살아가면서 뛰어놀면서 익혀야 할, 몸을 쓰는 온갖 기술을 익히지 못하는 것은 신체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뿐 아니라 세상을 살아갈 끈기와 지혜를 갖추는 것도 막는다.

자연 속에서 느끼는 자유는 무엇보다 아이들 마음에 충만한 행복감을 선사한다. 아이들은 이런 것을 충분히 느끼고 자랄 권리가 있다.

이에 온 나라의 부모들에게 부탁한다. 아이들에게 아이들이 누릴 자유를 주자고. 그게 그 아이의 평생 행복과 자립을 보장해준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