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시진핑(56) 국가 부주석.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당내 서열 6위인 시 부주석은 지난 9월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오르면서 2012년 후진타오 주석의 자리를 승계할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아시아의 걸출한 지도자인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도 시 부주석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 비유하며 이렇게 극찬했다. “시진핑과 1시간 정도 만났는데 그가 생각이 있는 사람이고 많은 시련과 고난을 겪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시진핑은 감정 자제력이 뛰어나 자신의 불행과 고난이 판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만델라와 같은 인물로 분류할 수 있다.”

홍콩에서 출간된`시진핑 평전`은 시진핑 부주석의 삶과 생각을 이해하는 데 유익하다.

현재 13억 인구를 바탕으로 전세계 소비재의 공급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은 경제력뿐만 아니라 국제정치에서도 세계의 최강자로 부상하고 있음을 세계는 주지하고 있다.

시 부주석이 이변이 없는 한 중국의 차세대 최고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점에 대체로 이견은 없는 만큼 이 책은 그만큼 우리에게 세계 초강대국 중국의 향배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시진핑의 출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이는 혁명 원로인 아버지 시중쉰이다.

산시성 출신으로 10대에 혁명에 뛰어든 시중쉰은 국무원 부총리까지 지낸 바 있는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였으나 소설 `류즈단`사건으로 인해 마오쩌둥과 류사오치의 권력투쟁 과정에서 낙마했다. 그 후 16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심사, 비판투쟁, 감금, 유배 등 온갖 고초를 다 겪다가 마오쩌둥이 사망하고 덩샤오핑이 실권을 장악한 후에서야 복권되었고, 복권이 된 후 광둥성위원회 제2서기와 제1서기를 역임하면서 경제특구의 기초를 닦아 중국 개혁개방에 있어 선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아들인 시진핑 역시 어린 시절 아버지의 낙마로 인해 반동의 자식으로 몰려 많은 고초를 겪었다. 아버지가 낙마한 후 얼마 되지 않아 문화대혁명이 터졌다. 반동을 아버지로 둔 그의 가족들은 집을 몰수당했을 뿐 아니라 온갖 사회적인 냉대와 핍박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는 이러한 사회적인 냉대와 핍박을 견디지 못하고 마오쩌둥의 상산샤샹에 호응한다는 명분으로 중국 서북부에 있는 옌안의 황토고원으로 피난해 열여섯에 옌안 생산대 생활을 했다. 그러나 그는 그곳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몰래 베이징으로 도망쳤다가 발각되는 바람에 구금됐다. 석방된 후 우여곡절 끝에 그곳에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그리하여 그는 생산대 지부 서기에서부터 시작해 한 계단씩 착실히 올라갔다.

`시진핑 평전`은 세계 최초의 시진핑에 대한 전기로 저자 우밍저는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여러 신뢰성 있는 자료를 수집하고 그에 대해 잘 아는 인물들을 직접 인터뷰 했다.

시진핑이 마오쩌둥 시대에 생산대 지부 서기에서 시작해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펼쳐졌던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정치지도자로 성장과정과 정치권력의 운용방식 , 중국 현대사의 굴곡을 엿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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