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치균 `낙성비룡 문장풍류삼대록 징세비태록 (현대어본)`
한국학중앙연구원 刊, 394페이지, 1만3000원

예와 형식을 중시하던 조선의 유학자들은 정해진 형식이 없는 소설문학을 잡스러운 글이라며 시문학에 비해 경시했고, 일반 평민이나 아녀자들이 그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읽는 것으로 치부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정작 조선시대 소설의 주요 독자층은 왕실 사람들이었다.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던 궁궐내 사람들에게 `소설`은 최고의 재미거리였다. 그들에게 소설은 답답한 궁궐 생활을 잠시 잊고 재미와 감동을 즐기는 것은 물론 바깥세상을 엿볼 수 있는 `창`이 되어주었다. 1847년 헌종이 후궁 김씨를 위해 지은 창덕궁 낙선재에는 89종 2천여권의 소설이 있었다. 이 소설들은 모두 한글필사본으로 그 가운데 창작 소설이 1천300여권이며 남녀 간의 사랑, 영웅의 일대기, 전쟁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내용으로 이뤄졌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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