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출산계획 많아… `여자는 센 팔자` 속설에 고민도

2007년 황금돼지해에 이어 3년 만에 또다시 베이비붐 열풍이 재현될 조짐이다.

경인년(庚寅年)인 내년(2010년)이 60년 만에 맞는 속칭 사주팔자에 좋다는 `백호랑이 해(백호띠)`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 `영험한` 기운을 이어 받기 위한 출산열기가 뜨거운 것.

그러나 황금돼지해와 달리 백호랑이의 기운을 잘못(?)이어받아 `팔자가 센 딸을 놓을지도 모른다`는 속설이 열풍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고 있다.

이달 초 결혼을 한 김모(33·포항시 북구)씨 부부는 허니문 베이비를 열망하고 있다.

맞벌이를 하는 탓에 결혼 전부터 첫 아이 계획은 후내년(2011년)으로 미룰 생각이었지만 내년이 60년 만의 백호랑이 해라는 소리에 아내와의 의논 끝에 내년 출산으로 앞당겼다.

K씨는 “어느 정도 경제적인 조건을 갖춘 상태에서 아이를 낳기 위해 당분간 출산계획을 미뤄었다”면서 “하지만 내년이 백호랑이 해라는 사실과 부모님의 적극적인 권유에 출산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또 “내년 안에는 출산을 해야하기 때문에 마음이 조급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백호랑이의 용맹한 기운을 이어 받아 씩씩하고 건강한 사내아이가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이달 29일 둘째 딸을 출산하는 임산부 김모(30·서울시)씨는 백호띠 소식이 달갑지 많은 않다.

호랑이띠 여자는 팔자가 세다는 속설 때문에 혹시나 예정일이 늦춰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

김씨는 “속설일 뿐이라 해도 아이를 출산하는 입장에서는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다”면서 “해가 바뀌기 3일 전이 예정일인 터라 예정일이 늦춰지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신혼부부와 출산을 앞둔 부부들 사이에서 백호랑이 해가 이슈되고 있는 가운데 일반적으로 역술인들은 `백호띠를 황금돼지 못지 않게 좋은 띠`로 평가하고 일부 속설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고 평하고 있다.

한국역술인협회 경북지부에 따르면 경인년은 `천간이 강한 금의 기운`으로 `칼`을 상징해 통상적으로 경인년생 남자는 무관·공직 등 분야에 많이 진출하고, 여성은 의사·약사 등의 전문직이 많다고 풀이했다.

포항지역 역술인 K씨는 “통상적으로 백호랑이 띠는 좋은 해이어서 아들이든 딸이든 장차 전문직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 긍정적으로 풀이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속설에 힘입어 백호띠 출산 열풍에 동참한다면 학교 진학 등에 있어 치열한 경쟁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출생통계에 따르면 황금돼지 베이비붐 강풍이 일던 지난 2007년 출생아 수는 2006년보다 4만5천명이 증가한 49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내년 여름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 있는 이상은(28)씨는 “남자아이든 여아아이든 좋은 해라고 하니 기분은 좋다”며 “혹시나 출산붐이 일어나 나중에 아이가 유치원 진학 등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조금 우려되긴 한다”고 말했다.

/최승희·김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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