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택편집국 부국장
한파가 매섭다. 일주일째 겨울의 맛을 단단히 보여주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교적 겨울이 춥지 않은 포항도 이번 한파로 꽁꽁 얼어붙고 있다. 서민들에게 북풍한설 몰아치는 겨울한파는 서럽다. 난방을 위해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는 가슴을 쓰라리게 만든다.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는 주부들의 마음에 아이들 방과 어른방만 보일러를 가동하는 것이 서민들의 슬픈 겨울나기 현실이다.

세밑이다. 매년 다사다난했던 한해라고 한 것 같다. 무슨 일들은 해마다 그렇게도 많았는지. 올해도 다사다난이라는 말을 써야 할까 보다.

공천전쟁은 시작되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방의회의 세밑 표정은 여느 때 맞는 세밑과 큰 차이를 보인다. 지방선거에 기초의원까지 공천을 다시 확정하면서 세밑은 공천을 둘러싼 정당인들의 화끈한 한판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어떤 이는 공천을 받기 위해, 어떤 이는 공천을 행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마도 공천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자의 심정이 더 타들어갈 것은 뻔하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측에서는 전가의 보도를 얻은 것처럼 신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해를 정리하면서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에게 먼저 아쉬움을 피력하지 않을 수 없다. 공천이나 선거구획정 등은 법에 명시한 기간이 있다. 선거 1년 전 선거구를 획정하도록 한 법을 위반한 것이다. 매번 선거구획정 시기를 제대로 지킨 적이 없기에 믿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혹시나 싶어 지켜봤지만 역시나 였다. 그런데도 국회의원들은 법위반에 대한 큰 죄의식이 없는 것 같다. 지키지 못할 법이면 개정하면 될 것을 그것조차도 하지 않고 이다.

예산안 처리도 마찬가지다. 정해진 시간 내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꼴을 보지 못한다. 매년 새해 예산안은 진통 속에 처리기간을 넘긴 끝에 마무리된다. 무슨 불문율처럼 새해 예산은 파행을 겪어야만 하는 것이 정설처럼 굳어져 가고있다.

국회의원이 이처럼 정해진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데 지방의원이 아니 국민이 법을 알기를 얼마나 우습게 알겠나 쉽다. 안 지켜도 그만인 것을 애써 지켜야 할 이유가 있나 싶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지방의원에게 규정하는 일부 지방자치법도 문제다. 당초 시의원과 기초단체간의 영리행위 금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은 물론 강화된 상임위원회의 영리행위 금지도 해당 업체의 대표이름만 바꾸면 문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달리 제재할 방안이 없다. 물론 제도권 내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의장이 해당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방법 등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상임위원회의 영리행위금지강화와 관련해서도 한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기초의원들에 대한 의정비에는 인색하면서도 규정만 강화하는 것도 큰 틀에서 한번 검토해봐야 한다. 기초의원들에게 무한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면서 아직도 의정비는 과거 명예직 때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이제 대부분의 지방의회가 올 한 해를 마무리 짓는다. 아마도 내년에는 지방선거로 인해 의원들을 의회 내에서 보기 어려울 것 같이 보인다. 일부 포항시의회 의원들도 내년에는 얼굴 보기 힘든 것이 아니냐는 자조 섞인 말들도 나온다.

법과 원칙 지키는 정치

도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포항시의회. 아마도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동료의원들 간에도 부침이 많을 것이다. 누구는 당선되겠지만 또 다른 누구는 떨어져야만 하는 아픔도 정해져 있다. 그것은 운명이다. 그러나 있을 때까지는 최선을 다하는 포항시의회 의원의 모습을 보고 싶다.

국회의원들이 아무리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지라도 포항시의회 의원들은 법과 원칙 아래 의정 활동에 나서는 그런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필자만의 욕심일까.

지방선거를 앞둔 기초의원들이 선거가 임박해서라도 왕성한 의정 활동을 펼치는 모습을 보이면 유권자들의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나아가 그렇게 인색했던 의정비도 또 다른 변화의 물꼬를 틀 수도 있다.

기초의회부터 달라져야 대한민국이 달라진다. 법과 원칙이 바로 선 나라. 기초의원이 앞장서는 것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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